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지난달 5일 발의한 공수처법 개정안은 현재 25명인 검사 정원을 50명으로 늘리고, 수사관은 최대 70명까지 증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재 공수처는 검사와 경찰 고위직(경무관 이상)의 뇌물수수 등 일부 범죄에 대해서만 수사하고 기소할 수 있지만, 개정안은 검사와 경찰 고위직의 모든 범죄를 수사하고 재판에 넘길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오동운 공수처장.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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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에 대해 공수처는 “개정안 취지 및 추진 내용에 전반적으로 동의한다. 수사·기소권을 확대해 공수처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공수처는 또 “전국 경찰서장 대부분은 총경이고, 다수의 사건이 경찰서에서 처리됨에도 공수처에 수사권이 없어 이를 살펴볼 수 없다”며 총경도 수사·기소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현행 공수처법은 공수처가 판사와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외 다른 고위공직자는 직접 기소하지 못하고 검찰에 기소를 요청토록 하고 있다. 공수처는 “모든 수사대상에 대해 공소 제기·유지를 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법조계에선 공수처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수사를 염두에 두고 이런 의견을 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수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이자 구명로비 의혹 핵심 당사자인 이종호 씨가 “인사를 챙겨줬다”는 취지로 언급한 조병노 경무관의 세관 마약 밀반입 연루 수사 외압 의혹도 함께 수사 중이다. 밀반입 사건을 수사한 백해룡 경정은 조 경무관이 자신에게 전화해 “보도자료에서 관세청을 빼라”는 취지의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백 경정은 지난달 29일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서울 영등포경찰서장(총경)이 “세관 (수사) 내용을 발표하지 말아라. 용산에서 아주 안 좋게 보고 있다”고 자신에게 말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국회에서 개정안을 발의하며 공수처의 의견을 묻기에 검토 의견을 제출한 것뿐”이라며 채 상병 사건이나 구명 로비 의혹 수사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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