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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한동훈 가족 명의 ‘尹부부 비난글’ 912건 추가 고발에 경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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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당원게시판 글 고발인 오늘 조사… 韓, 가족 의혹에 “건건이 설명 부적절”

친한 “미확인 사실로 당대표 흔들어”

친윤 “尹가족에겐 엄격, 본인엔 관대”

경찰 “서버보전 신청-게시자 수사중”

동아일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당정이 주최한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긴급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당원 게시판 논란’이 불거진 지 보름 만에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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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한 대표의 모친, 부인, 장인 등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경찰이 22일 고발인을 불러 조사한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는 21일 ‘논란의 핵심이 가족 이름이 도용됐는지 여부인데 그 사실관계를 말하기 어렵나’라는 질문에 “위법적 문제가 아니라면 건건이 설명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대표가 5일 관련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 보름 만에 침묵을 깼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친한계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당 대표를 흔들려고 한다”며 옹호에 나섰고 친윤(친윤석열)계에서는 “한 대표가 대통령 가족에겐 분명한 설명을 요구하더니 본인에게는 관대하다”며 압박을 이어가면서 당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 경찰 “서버 보전 신청 후 조사 중”

21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한 대표 가족 이름을 사용한 성명 불상의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이용자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19일 고발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서버 보존을 요청한 후 관련 수사를 이어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당원 게시판에 쓰인 한 대표 가족의 이름은 한 대표의 아내, 장인, 장모, 모친, 딸 등 5명의 것이다. 앞서 11일에 1차로 접수된 고발장에는 당원게시판 사용자명 ‘한동훈’만이 고발됐다. 고발인은 이들의 이름으로 올 3월 15일부터 최근까지 각각 104개, 134개, 367개, 155개, 152개 등 총 912개의 게시글이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 모친의 이름으로는 “공적 마인드 최고의 정치인 한동훈이다. 지 마누라 지키는 독선불통 윤석열과 범죄비호꾼” 등의 글이 게시됐다. 한 대표의 장모 이름으로는 “당 대표가 소신을 갖고 지도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물러나야” 등의 글이 작성됐다. 이 게시글들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은 ‘당원’만 휴대전화 인증을 거친 뒤 이용할 수 있다.

● 韓 가족 관여 여부에 “설명 적절치 않아”

한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법적 조치를 예고한 바 있기 때문에 위법이 있다면 당연히 철저히 수사되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변화와 쇄신을 약속했고 실천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고, 민생 사안 등이 중요한 시기에 제가 건건이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돼서 다른 이슈를 덮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대표로서의 판단”이라고 했다. 당무감사 여부에 대해선 “당 시스템에서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는 당무감사에 미온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 가족들은 공인이 아니지 않나. (의혹이) 맞는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그걸 가지고 어떤 사람이 뭘 썼는지 뒤져볼 수가 있겠나”라고 했다. 친한계에선 민주당 이 대표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대야 전선을 유지해야 하는데 친윤계에서 한 대표 죽이기에만 골몰한다”는 불만도 감지된다.

반면 친윤계는 이날도 당무감사 개시를 촉구하고 나섰다. 친윤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주재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명할 것이 있으면 명명백백하게 해명하고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위증교사 선고 때까지는 이 문제를 일단락 지어야 한다”고 했다. 한 친윤계 핵심 의원도 “당원들이 해명하라고 하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한계 재선 의원도 “중요 국면마다 두고두고 한 대표의 발목을 잡는 ‘매복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의혹이 없으면 깔끔하게 설명해 더 이상의 논란을 키워선 안 된다”고 말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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