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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TV 파손한 이사업체, 배상 요구에 '나 몰라라'…취재 시작되자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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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포장 이사 업체를 통해 이사한 부부가 업체 측의 실수로 TV가 파손됐지만, 나 몰라라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31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A 씨 부부가 이사업체의 뻔뻔한 태도에 분노를 표했다.

제보에 따르면 A 씨 가족은 같은 아파트 단지 내 다른 동으로 이사했다. 아내는 출산을 앞두고 있고 아이가 어려서 포장 이사를 결심했다.

여기저기 알아보다 한 업체에 견적과 상담을 받았다. 업체 명함에는 대기업 이름이 적혀 있고 견적서에는 '포장 이사 공식 허가업체'로 등록되어 있어 안심하고 계약했다. 혹시 모를 손해배상에 대한 내용도 꼼꼼하게 확인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이사 후 멀쩡하던 TV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자세히 살펴보자 오른쪽 상단에 금이 가 있었다. 2년 전 400만 원 이상을 주고 구입한 80인치 초대형 TV였다.

당시 짐을 옮기던 이사업체 직원 두 명은 TV를 옮긴 뒤 화면이 벽 쪽을 향하게 한 뒤 A 씨 부부에게 잘 나온다며 확인시켰다. 정신이 없었던 A 씨 부부는 TV의 작동 여부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고, 이사가 다 끝난 뒤에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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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사건반장'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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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TV는 꺼짐 현상이 반복되고 채널이 계속 바뀌는 이상 현상을 보였다. A 씨는 업체 측에 연락했고 실장은 확인해 보겠다며 수리 견적서를 요구했다. 수리비는 약 240만 원에 달했다.

그러자 이사업체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A 씨가 확보한 CCTV에는 세탁기, 건조기, TV 등 가전제품을 포장 없이 이동시키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직원 2명이 TV를 들고 가다가 떨어뜨린 장면도 포함됐다. 놀란 직원들은 TV 곳곳을 살피기도 했다.

TV를 떨어뜨려 놓고도 태연하게 코드를 꽂아 전원을 켜 '잘 나오죠?' 라고 확인시킨 직원 태도에 화가 난 A 씨는 업체 팀장과 대표에게 항의했다.

A 씨가 "옮길 때 커버를 왜 안 씌웠나"라고 하자 팀장은 "얇아서 커버를 안 씌웠다"고 했다. A 씨가 "제가 TV를 안 옮겼다. 여기 도착했는데 TV가 깨진 거면 그쪽에서 잘못한 거 아니냐"라고 하자 팀장은 "제가 도착했을 때 화면 켜서 보여드리지 않았나. TV 나왔다"라고 발뺌했다.

A 씨는 "그때는 뒤집어 놔서 여기까지 안 보였다. 이게 왜 깨졌냐"고 하자 팀장은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왜 깨진 지. 내가 옮기기만 했지 화면을 집어던졌냐. 뭐를 했나. 옮기면서 뭐가 어떻게 깨지냐"라며 발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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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사건반장' 갈무리)


답답했던 A 씨는 업체 대표에게 전화했다. 대표는 "TV 켜서 확인까지 해주지 않았나. 화면이 나왔는데 저희한테 그걸 배상하라는 얘기를 했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뭘 깨지냐. 우리가 했냐 그걸. TV 나왔냐, 안 나왔냐. 확인했냐, 안 했냐"라며 "어쨌든 저희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니까 전화하지 마라"라고 화를 냈다.

제작진의 연락에 이사업체 실장은 언성을 높이며 불쾌한 태도를 보였다. 이후 대표는 "직원 말만 믿었다. 알고 보니 직원이 거짓말했다. 피해자분에게 죄송하다. TV에 대한 보상은 다 해드리겠다"며 돌연 태도를 바꿨다.

A 씨는 "책임 전가를 하면서 얘기해서 좀 많이 억울하고 어이가 없다 보니까 정신적으로도 많이 스트레스받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취재가 시작된 이후 업체로부터 연락이 닿은 것에 대해서도 불쾌해했다. A 씨는 "왜 전화를 피했냐고 물으니까 일이 있고 바쁘니까. 계속 직원이 그렇게 얘기하는데 직원 말을 듣지 누구 말을 듣냐면서 도리어 하소연했다"고 말했다.

A 씨 아내는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 상담을 받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TV 보상은 물론이고 민사 소송을 통해 위자료 등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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