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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사퇴 후 눈치 보이는 80·90대 '고령' 국가 지도자 누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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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고령 지도자 20명 중 11명이 아프리카
"덜 자유로운 나라일수록 고령 지도자 둬"
한국일보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이 2019년 프랑스 파리 평화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91세인 비야 대통령은 전 세계 최고령 지도자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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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리스크' 논란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내려놓은 이후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나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지역의 주요 정치 지도자 중 상당수의 나이가 80·90대로 고령인데도 장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선언한 이후 아프리카에 있는 많은 고령 지도자가 심각하게 눈초리를 받고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국가 지도자 20명 중 11명이 아프리카에 있다"고 전했다.

우선 전 세계 최고령 국가 지도자는 91세의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이다. 비야 대통령은 1982년부터 42년 동안 카메룬을 통치하고 있다. 또 알라산 와타라(82) 코트디부아르 대통령,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82) 적도기니 대통령, 에머슨 음낭가그와 짐바브웨 대통령(81) 등도 80대 고령 지도자다. 바이든(82) 대통령은 세계에서 10번째로 나이가 많은 국가원수다.

고령 리스크 논란은 아프리카 곳곳에서 이미 터져 나왔다. 로버트 무가베(사망) 전 짐바브웨 대통령은 93세였던 2017년 여러 행사장에서 졸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그는 "잠을 잔 게 아니라 그저 눈을 쉬고 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나이를 속이지는 못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무하마두 부하리(82)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도 재임 중 해외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장기간 자리를 비워 논란이 됐다.

나이 많은 지도자들이 몰려 있는 아프리카는 역설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이다. 고령의 지도자를 둔 아프리카 국가 중 '중위 연령(총인구를 연령 순으로 나열할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나이)'이 22세를 넘는 나라는 없다고 NYT는 전했다.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가 자국 고령 지도자의 퇴진을 바라는 아프리카 청년들에겐 희망이 됐다"면서도 "(그들은) 변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덜 자유로운 나라일수록 고령의 지도자를 두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NYT의 설명이다. 미국 싱크탱크 프리덤하우스에 따르면 국가 지도자 나이가 많은 상위 10개국 중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된 곳은 미국과 나미비아뿐이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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