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김명신 우키시마호 사건 헌법소원청구인 대표자회의 공동대표가 본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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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했던 일본 정부는 사과가 우선입니다."
6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만난 김명신 우키시마호 사건 헌법소원 공동대표는 일본에 반성을 먼저 촉구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 한국 정부에 1945년 침몰해 귀국 중이던 조선인 노동자 사상자를 낸 우키시마호 사건에 대해 승선자 명부가 포함된 자료 일부를 한국에 제공했다. 그는 "일본은 그동안 진상규명을 피해왔다"며 "일본은 반성해야 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남은 자료를 하루라도 빨리 받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대표는 약 4년 전부터 20여 명 남은 유족과 함께 우키시마호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힘써왔다. 1945년 8월 조선인 노동자를 태우고 부산으로 향하던 중 침몰했던 당시 사건을 일본은 "미군 기뢰 충돌에 의한 침몰"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편에선 "패전한 일본군의 자폭"이라고 맞서고 있으며, 승선자 규모를 두고도 3,725명(524명 사망)이었다는 일본 측 발표와 달리 "7,000명 이상 승선해 3,000명이 넘게 숨졌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명부는 일본 프리랜서 언론인이 지난 6월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받아낸 자료”라며 “이전까지 일본 정부는 명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도쿄 우키시마호 사건 희생자 유골이 도쿄 유텐지 납골당에 전범과 합사돼 있다”며 “이를 고국으로 봉환하기 위해서라도 일본의 사과는 필수”라고 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이번에 일본이 전한 자료에는 1945년 8월 22일 승선한 조선인 명부가 있다. 구체적으론 해상자위대 지방부대인 오미나토 경비부가 작성한 승선자 명단(우키시마호 조난 관계철) 2부, 요코스카 지방 복원부가 작성한 조선인 승선자·조난자 명단 및 관련 보고(우키시마호 관계철) 16부, 1945년 12월 일본 제2복원성이 A·B호로 분리해 작성한 조선인 사망자 명단으로 구성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번에 받은 자료들이 현재까지 드러난 75종에 일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전체 자료를 빠른 시일 내에 전부 받아 진상규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일본이 남은 자료를 찔끔찔끔 내주며 우리 정부와의 협상 카드로 삼게 될 경우, 일본으로부터 명부를 받는 의미가 크게 훼손될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물론) 몇 년이 더 걸릴지 모를 거라고 생각한 승선자 명부를 확보한 건 반길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를 통해 진상규명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구상이다. 향후 유족들과 논의를 거쳐 한국과 일본 정부에 대한 피해배상 청구소송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도 배상 책임이 없다는 논리를 만든 뒤 명단을 공개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진상과 책임 규명, 그에 따른 배상을 위한 소송을 함께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생존자와 유족들은 1992년 일본 정부의 안전관리 의무 위반을 문제 삼아 일본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2004년 최종 패소한 바 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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