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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초박빙 판세 변수 TV토론 D-2…'열공'해리스 vs '여유만만'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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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트럼프 대역으로 모의 토론…간결 답변이 관건

트럼프, 이번에도 즉흥 토론…정책 세부 내용 검토 수준

뉴스1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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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최근 상승세를 이어오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지지세가 주춤하는 가운데 오는 10일(현지시간) TV 토론에서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토론 5일 전부터 토론 준비에 만전을 다하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유만만한 태도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 토론은 10일 동부시간 기준 밤 9시(한국 시간 11일 오전 10시)부터 90분 동안 진행된다.

두 후보는 모두발언 없이 진행자(데이비드 뮤어·린지 데이비스만)의 질문에 2분씩 답변한다. 빈 종이와 펜, 물병만 지참할 수 있다. 사전 질문지도 없다.

양측은 상대 후보의 발언 시간에 마이크를 켜둘지를 두고 이견을 보였으나, 끝내 마이크를 꺼두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상대의 발언 도중 끼어들 수 없고, 토론 중간 휴식 시간에도 서로 말을 섞을 수 없다.

마무리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며, 해리스 부통령은 화면 오른쪽 연단을 택했다. 동전 던지기에서 이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순서를 정했다.

해리스 캠프는 ABC에 보낸 편지에서 "이러한 형식에서 부통령이 근본적으로 불리할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해 온 만큼, 마이크가 켜져 있는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자극하고 그의 충동적인 발언을 이끌어 내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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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가 뉴햄프셔주 노스 햄튼의 스로백 양조장에서 선거 유세에 나섰다. 2024.09.04 ⓒ AFP=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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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트럼프 대역으로 모의 토론…검사 면모 드러낼까

이번 토론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더욱 결정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NYT/시에나 칼리지 여론조사에서 '후보에 대해 더 알아야 한다'는 응답은 해리스 부통령 28%, 트럼프 전 대통령 9%로 집계됐다.

특히 출마 선언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던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주춤하고 있는데, 보합·하락세에 있는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TV 토론을 기점으로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5일부터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의 호텔에서 토론 준비에 돌입했다. 실제 토론장과 비슷한 무대를 꾸미고 대역을 사용해 모의 토론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부터 민주당 대통령·부통령 후보들의 토론 훈련을 담당한 캐런 던 변호사가 해리스 캠프에 가세해 막판 리허설을 준비 중이다. 2016년 대선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토론을 준비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역을 맡았던 필리프 라이너스가 다시 대역에 나섰다.

외신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검사 시절부터 토론 기량을 키워왔다는 점을 그의 장점으로 꼽고 있다.

USA투데이는 "2020년 마이크 펜스와의 부통령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검사로서의 지휘력을 보여줬다"고 전했고, 워싱턴포스트(WP)도 "해리스의 동맹들은 그녀가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법정에서 연마한 기술이 주 검찰총장과 미국 상원 의원 선거에서 승리를 이끈 것처럼, 이번 선거에서도 승리라는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해리스 부통령의 토론 스타일을 '신중하고 공격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묘사하며 해리스 부통령이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는 상대에게 얼마나 빨리, 그리고 잘 적응할지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지나치게 세심한 모습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WP는 "해리스는 토론 무대와 다른 곳에서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정치인이라는 비판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며 "그녀는 종종 명확하고 간결한 답변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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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뉴욕 경제 클럽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4.09.05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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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번에도 즉흥 토론…정책 세부 내용 검토 수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고의 장점은 풍부한 경험이다. 그는 이번이 7번째 대선 토론으로, 미국 역사상 어떤 대통령 후보보다 많은 횟수다. 그는 "이 토론을 위해 평생을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보좌관들과 질의 응답을 주고받는 수준의 리허설만 진행했을 뿐, 해리스 부통령처럼 토론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는 않다. 그는 고위 고문, 정책 전문가 등과 회동을 갖고 있으나, 정책 세부 사항을 검토하는 정도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논의'에는 트럼프 수석 고문 제이슨 밀러, 전 트럼프 행정부 관리 스티븐 밀러, 트럼프 캠프 정책 고문 빈센트 헤일리, 민주당을 탈당한 툴시 개버드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캠프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6월 바이든과의 토론과 마찬가지로 해리스와 대조되는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할 방법을 결정하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본 없는 인터뷰를 하고, 연설을 즉흥적으로 한다. 그가 토론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존 지지자를 넘어 지지층을 확대해야 한다는 과제를 갖고 있다. 이번 토론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에 따라 그가 어느 지지층을 타겟으로 삼는지가 드러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러트거스 대학교 캠던 캠퍼스의 미국 여성과 정치 센터 연구 책임자인 켈리 디트마르는 알자지라에 "그가 이전 토론에서 취했던 방식인 극단적인 남성성 드러내기나 공격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하면 기존 지지층에서 더 나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반면 그가 부동층 유권자들과 교류하고 그들의 지지를 되찾으려 한다면, 개인적인 수사학보다는 정책적 차이를 전략적으로 강조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동층 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리스 부통령 개인을 공격하기보다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공화당 컨설턴트이자 미트 롬니 상원의원의 전 보좌관인 라이언 윌리엄스는 폴리티코에 "트럼프는 해리스를 '매우 진보적인 사람'으로 묘사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자신 스스로는 정신 나간 것처럼 보이지 않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정치 컨설턴트 브렛 도스터도 폴리티코에 "트럼프는 개인적인 공격으로 해리스를 공격하지 말고 국경과 경제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만 그를 공격해야 한다"며 "트럼프는 해리스가 이 문제(국경·경제)에 대해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고 전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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