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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ㅋㅋㅋ돈까스 실물 보고 반응 폭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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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익 CJ프레시웨이 선임 인터뷰

모양·맛 차별화로 매출 68.5% ↑

하반기 ‘해양심층수 통조림’ 준비

헤럴드경제

임재익 CJ프레시웨이 외식가공1팀 선임이 기획한 제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 제공]


“처음 아이디어를 제시했을 때 다들 반신반의했습니다. ‘ㅋ’이나 ‘한반도’ 모양의 돈가스는 없었으니까요. 샘플로 실물이 나오고 나서야 응원을 받았습니다.”

임재익 CJ프레시웨이 외식가공1팀 선임(MD)은 1995년생으로, 이른바 MZ세대 직원이다. 2021년 입사한 임 MD는 저온상품 기획을 맡아 MZ의 시각으로 ‘뻥이요 돈까스’ ‘ㅋㅋㅋ돈까스’ ‘한반도 돈까스’ 등 독특한 돈가스를 개발했다. 그 결과, 2023년 CJ프레시웨이 PB돈가스 카테고리 매출액은 전년 대비 68.5% 증가했다.

임 MD는 CJ프레시웨이가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유통하는 학교급식 특화상품 브랜드 ‘튼튼스쿨’을 통해 청소년층을 겨냥했다. 주목한 메뉴는 돈가스였다. 2022년 임 MD의 첫 제품도 과자 ‘뻥이요’와 협업한 ‘뻥이요 돈까스’였다. 그는 “급식에 자주 나오는 돈가스가 원형이나 사각형으로 모양이 정해져 있고 맛도 치즈·고구마 종류가 대부분이라 재밌고 신선한 제품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며 “트렌드에 민감한 급식을 고려해 맛이나 모양의 차별화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과 친구뿐만 아니라 회사 동기, 팀원에게 상품 아이디어를 물어보고 피드백을 받았다”며 “한식조리사 자격증이 있어 요리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직무 특성상 삼시세끼를 먹으면서 샘플을 제작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출시한 ‘ㅋㅋㅋ돈까스’와 ‘한반도 돈까스’는 기획부터 개발까지 반년이 걸렸다. 임 MD는 “아이디어 차원으로 제안했을 때는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없었는데, 제품을 테스트하는 단계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져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직원이라 그런지 선배들이 만날 때마다 안부처럼 격려를 많이 해줬다”고 회상했다. 돈가스를 ‘ㅋ’ 모양이나 ‘한반도’ 지형을 형상화한 모양으로 구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는 “‘ㅎ’ 같은 경우 가운데 구멍을 뚫어야 하는 작업이 어려웠고, 모든 자음을 제품화하기에는 투자 비용이 많이 들었다”며 “그래서 MZ세대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사용하는 ‘ㅋ’을 선택했다”고 했다.

임 MD는 회사에서 만든 샘플을 가지고 직접 협력사 연구실을 방문해 상품화 가능성을 논의했다. 협력사 반응은 좋았다. 임 MD는 “가공식품이라 공장의 생산 여부가 중요했다”며 “다행히 협력사가 재밌다는 반응과 함께 신제품 생산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했다.

‘ㅋㅋㅋ돈까스’와 ‘한반도 돈까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각각 80만개, 40만개가 팔렸다. 학생들은 “식단표에서 보고, 오타인 줄 알았는데 재밌었다” “광복절이나 한글날에 의미가 더 있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도 인플루언서들이 해당 제품을 공유하며 인기를 더했다.

고물가 속에서 급식업계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다양한 상품과 전략도 잇따르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프리미엄이나 가성비 제품으로 선호도가 나뉘는 분위기”라며 “중요한 단가를 고려하면서 우리만의 특색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임 MD는 올해 하반기부터 상온식품 분야를 맡는다. 숙제는 역시 ‘차별화’다. 그는 “해양심층수를 사용한 생선 통조림을 준비 중”이라며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CJ프레시웨이를 더 다양한 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온라인 전용 상품도 개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석준 기자

mp125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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