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의힘 임의자의원 등 국회의원 108명은 지난 6월 확대 적용된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다시 2년간 유예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제안 이유로는 “소규모 사업장에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을 위한 준비 기간을 추가로 부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1년 제정된 중대재해법은 그간 5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만 시행돼왔다. 이후 올해 1월부터는 소규모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됐다. 당시 하루하루 매출을 걱정하는 소규모 사업장들에서는 중대재해법에서 정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시행 유예를 요구했다. 그러나 결국 중대재해법 확대 적용 유예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문제는 확대 시행 이후에도 산업재해가 특히 많이 발생하는 중소규모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4년 1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에서 건설업 사고사망자 수는 6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명 감소했다. 하지만 50억원 미만 건설현장에서 사고를 당한 재해자는 중대재해법 확대 적용 이전인 2023년 1분기보다 3명(8.3%) 더 많은 39명으로 집계됐다.
중대재해법의 소규모 사업장 확대 적용에 반대하는 측은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관련 인적·물적 자원과 전문 지식 부족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었다. 하지만 찬성하는 측은 근로자 보호를 위해서 소규모 사업장까지 법 적용 확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으로 논란이 계속됐다.
현장에서는 다시 적용 2년 유예 법안이 발의된 것을 두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중소 건설사 관계자는 “소규모 사업장은 대부분 공사 기간이 짧고 일용직 근로자들의 이동이 빈번하기 때문에 안전관리자 고용 등 안전교육을 제대로 갖출 수 없는 환경”이라며 “중소 규모일 경우 규제보다는 실질적인 기술과 운영시스템 구축 등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인데, 우선적으로 중대재해법 적용이 다시 2년 유예된다면 많은 업체들이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법안 역시 노동계의 반대 등이 예상되지만 업계에서는 여러 산업에서 법률 이해가 부족하고 이행 준비가 부족했던 점 등 감안해 통과될 확률도 높다고 보고 있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은 “다만 3년간 적용 시기 유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규모 사업장의 준비가 부족했던 점 등을 감안해 적극적 대응책 마련이 정부와 업계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은선 기자(on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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