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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말 통하니 적응 쉽다? 南서 가장 힘든 건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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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이 저자] ‘날마다, 남한살이’ 한서희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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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착기를 용기 내서 써봤습니다.”

‘날마다, 남한살이’(싱긋)를 쓴 한서희(42)가 말했다. 평양음악무용대학 성악과 졸업 후 인민보안성협주단 성악배우 일을 했다. 2007년 북한에서 탈출해 대한민국으로 왔다. 방송인, 통일 안보교육 강사, 성악가 등으로 활동 중이다. 유튜브 채널 ‘피앙한서희TV’도 운영한다.

몽골을 거쳐 한국으로 온 작가와 가족은 북한의 보위부를 상상하며 잔뜩 겁을 먹고 국정원을 찾았다. “대한민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따듯한 말을 듣고 눈물을 왈칵 쏟았다. 하지만 첩첩산중이었다. 탈북민의 초기 정착을 돕는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퇴소 직후 구한 휴대전화 대리점 아르바이트에서는 평양 사투리 때문에 보이스피싱범으로 오해받기 일쑤였다.

남과 북은 가까우면서도 멀다. 작가는 “소통, 언어 문제가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말이 통하니 어떻게든 적응해서 살겠지” 했지만 오산이었다. ‘너 되게 못되게 생겼구나야’는 북한말로 야무지고 똑 부러지게 생겼다는 뜻. “한국에선 이런 말을 하면 표정이 확 굳어요.” 북한에서는 명령조 어투가 흔하다. 정지하라는 뜻의 교통 표지판에는 ‘섯’이라고 적혀 있다. 생일에 선물을 주고받거나 모여서 밥을 먹는 문화도 처음엔 낯설었다. “북한 사회는 사람들끼리 뭉치는 걸 안 좋게 봐요.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니 선물을 챙겨주는 문화도 잘 없고요.”

작가는 독자들에게 “‘실수해도 괜찮아’라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북한은 실수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사회예요. 대한민국에서는 실수해도 일어날 기회가 있어요. 목숨 걸고 온 사람도 있는데, 대한민국을 좀 더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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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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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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