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왼쪽),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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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는 지난 20일 검찰 조사에서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김 여사 법률대리인 최지우 변호사가 전했다. 최 변호사는 2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영부인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기대치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컸는데 명품백 사건으로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굉장히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변호사는 이날 한 언론사 유튜브 방송에도 출연해 “(김 여사는) 명품백 사건의 경우 경위가 어찌 됐든 간에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다”며 “영부인이 지금까지 국민들한테 어떤 입장도 표명한 적이 없었는데 조서에는 기재되지 않았지만 수사를 받기 전 검사들에게도 ‘이런 자리에서 뵙게 돼 송구스럽다.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창성동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약 12시간에 걸쳐 명품백 수수 의혹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지난 20일 김건희 여사를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대면 조사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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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변호사는 유튜브에서 검찰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조사가 진행된 것은 ‘특혜’라는 비판에 대해선 “제 입장에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너무나도 억울하다”고 말했다. “건국 이래 대통령실에서 이렇게 수사에 협조한 적이 없다”면서다. 이어 “증거가 불충분하면 서면 조사 정도로 하는 것이 관행인데 현직 영부인이 처벌 규정도 없는 사건에서 헌정사 최초로 대면조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3의 장소를 선택한 것은 (경호·안전상) 불가피한 선택이었지 특혜를 주기 위한 부분은 아니었다”고 거듭 말했다.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는 그 방식과 조사 장소를 둘러싼 논란부터 조사 사실이 검찰총장에게 사후보고된 ‘총장 패싱’ 사태까지 발생하며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22일 검찰청 밖 제3의 장소에서 조사가 이뤄졌다는 사실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사후보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하지만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수사팀이 동요할 수 있고 수사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반발하며 진상조사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해 김 여사 조사를 둘러싼 갈등이 검찰 내분으로 비화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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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장과 이 지검장은 25일 주례보고 자리에서 회동해 갈등 봉합에 나섰다. 이 총장의 진상파악 조사 지시에 이 지검장이 전날까지 “수사 끝내고 받겠다”며 반발하면서 촉발된 검찰 내분 상황에 대해서다. 이 자리에서 이 지검장은 “송구하다”는 뜻을 전했고, 이 총장은 “남은 수사에 충실하게 임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대검과 중앙지검도 “이 총장은 중앙지검장에게 ‘현안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하였고, 이에 중앙지검장은 ‘대검과 긴밀히 소통하여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은 이날 점심엔 명품백 수수 사건을 수사한 수사팀과 ‘도시락 회의’를 진행했다. 수사팀 내부에서 번지는 혼란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지검장은 당초 지난 24일 수사팀과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돌연 식사 일정이 취소되며 ‘수사팀 불만설’이 제기됐다. 수사팀은 20일 현장에서 총장 지휘권이 배제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조사를 마친 뒤 오후 8시 무렵 중앙지검 지휘부에 ‘명품백 수수 의혹 조사 준비에 들어간다’고 보고했는데 이 지검장이 이 총장에겐 보고한 건 3시간 이상 지난 11시 30분쯤이었기 때문이다. 수사팀은 총장 보고가 늦어진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팀 항의나 불만으로 오찬이 취소된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지만 논란은 지속됐다.
이 지검장은 이날 도시락 회의에서 “수사팀이 누구보다 최선을 다한 것을 잘 알고 있다. 동요하지 말고 남은 수사를 철저하게 잘 마무리하자”고 격려한 뒤 향후 수사계획 등을 논의했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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