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26일 시민사회 인사들이 구성한 수습위원들이 계엄군을 상대로 ‘죽음의 행진’을 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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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4년 만에 진상규명을 마무리한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명칭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시민단체 광주여성회, 오월잇다, 오월광장은 24일 광주광역시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5·18의 성격과 이름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5·18 재조명 라운드 테이블’을 열고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주최쪽은 “5·18이 일어난 지 44년이 지나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시점에서 5·18의 성격을 규명하고 이름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5·18은 그동안 ‘광주사태’를 시작으로 ‘광주의거’, ‘광주항쟁’, ‘광주민중봉기’, ‘광주시민항쟁’, ‘광주민중항쟁’, ‘광주민주항쟁’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렸다. 1987년 6월민주항쟁 이후 5·18민주화운동으로 불렸고, 1996년 광주시의회는 ‘5·18민중항쟁기념일’을 지정하는 광주시 조례를 제정했다. 1990년대 중반에는 5・18의 전국화를 명분으로 명칭에서 ‘광주’라는 지역명이 빠졌고 1997년 정부는 매년 5월18일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로 지정하며 지금의 명칭이 굳어졌다.
이날 토론자들은 5·18 성격을 명칭에 담아야 한다며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주철희 ‘함께하는 남도학연구원’ 이사장은 여는 말에서 “5·18 명칭을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사건이 갖는 성격과 보편적인 가치를 현세대가 공감하고 미래 세대에게 전달하자는 것”이라며 “5·18이 역사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광주 공동체가 합의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주 이사장은 “역사의 명칭은 역사의 이름과 성격으로 구성돼야 한다”며 ‘광주민주항쟁’을 제안했다. 성격을 ‘항쟁’으로 규정하고 지역명을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동기 강원대학교 평화학과 교수는 사건 날짜나 장소를 명칭에 넣어야 축소나 배제가 생기지 않지만, 모두 넣을 수는 없으니 일부만 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교수는 “‘광주 민주항쟁’을 기본적으로 지지하지만, 광주와 민주보다는 항쟁에 집중해야 한다”며 “단순히 민주화 시위를 했다는 표현보다는 저항의 의미를 담아 항쟁이나 봉기라고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저자 이재의 5·18기념재단 비상임연구원은 “1985년 책을 출간하는 시점에서 선택해야 할 명칭을 고민하면서 ‘5·18 민중항쟁 기록’이라고 부제를 붙였다”며 “민중이라는 말을 쓴 것은 항쟁의 주체를 분명하게 드러내 보자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수록하려면 명칭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며 “민주화운동으로는 사건 성격을 보여주기에 부족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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