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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해리스 대세론’ 띄우기… ‘흑인女 VS 백인男’ 새판 짠다 [바이든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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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 새 후보 선출 ‘초유의 사태’

공동선대위장 “해리스 진정한 리더”

당내 대권 잠룡들도 잇단 지지선언

대북 원칙론자… 낙태 권리 문제 옹호

‘고령 백인정치인’ 트럼프와 대척점

“존재감 미미… 미니 경선” 목소리도

오바마 ‘침묵’… 부인 미셸 등판 가능성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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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하면서 민주당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서 승리를 노릴 새로운 주자를 찾아야만 하게 됐다.

현재로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단연 1순위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후보직 사퇴를 발표하며 자신의 러닝메이트였던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데다 민주당 핵심인사들의 지지도 폭넓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인 크리스 쿤스(델라웨어) 상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진정한 리더”로 평가했으며,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의원도 “그녀는 우리 당을 통합하고, 도널드 트럼프를 상대해 11월에 이길 수 있다”고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WP는 지금까지 민주당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총 286명 가운데 절반을 넘은 159명이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바이든 전 대통령의 대안 인물로 거론돼온 당내 유력 인사들도 잇따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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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사퇴 여론이 본격적으로 대두한 이후 여러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일정 부분 경쟁력을 보여준 것이 ‘해리스 대세론’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사퇴론이 촉발됐던 지난달 27일 대선토론 이후 열흘 만에 실시된 NBC와 폭스뉴스의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1~2%포인트만 뒤지는 초박빙 열세를 기록한 데다 공영방송인 NPR과 PBS의 공동여론조사에서는 1%포인트 우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인 7월16~18일 CBS방송의 여론조사에서도 3%포인트 뒤지는 등 민주당 지지자들이 희망을 걸기에 충분한 경쟁력이 연이어 확인되고 있다.

민주당 후원 사이트인 액트블루는 21일 하루에만 미 동부 시간 기준 오후 9시까지 4670만달러(약 648억원)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일 기준으로 액트블루 최다 모금액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설 경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선명한 대비를 이뤄 더 많은 민주당 지지층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고령의 백인 정치인이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59세의 젊은 나이, 여성, 아프리카계 및 아시아계 혼혈 등 대부분의 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척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정책적으로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크게 대비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정부에서 낙태 권리문제와 관련해 전면에서 대(對)트럼프 공격수 역할을 해왔고,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서도 원칙론자의 면모를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유화 행보를 보이는 것을 비판했고, 북한 핵위협에 충분히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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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선언으로 민주당은 빠르게 해리스 부통령을 새 후보로 선출하는 과정을 진행할 전망이다. 차기 후보 선정 절차는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결정한다. 전국위원회 산하 규칙위원회는 24일 회의를 열고 새 대선후보 지명 절차를 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당 전국위가 대의원이 참여하는 화상 투표를 열기로 결정한 뒤 대의원 과반이 화상 투표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지명을 지지하면, 다음달 19∼22일 열리는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로 공식 선출된다.

화상투표가 취소되거나, 화상투표에서 후보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 전당대회는 경선 후보자들이 공식적으로 경쟁에 참여해 한표를 호소하게 되는 ‘오픈 컨벤션’(개방형 전당대회)으로 치러진다. 오픈 컨벤션은 1968년 이후 개최된 적이 없다. 당시 경선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폭력 사태까지 난무하자 민주당은 후보 선출 방식을 개편한 바 있다. 오픈 컨벤션 1차 투표에서 대의원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면 그 후보가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로 지명된다. 1차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나올 때까지 무기한 재투표를 거친다.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이 해리스 부통령과 당내 경쟁을 펼칠 잠재 후보들이다. 후보 교체 국면을 통해서도 민주당 후보의 열세가 이어질 경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등판 가능성이 다시 대두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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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확실히 이기기에는 해리스 부통령의 존재감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와 ‘미니 경선’을 선호하는 목소리는 민주당 내에 상당수 존재한다. 특히, 후보 교체 국면에서 막후로 꼽혀온 오바마 전 대통령의 침묵에 눈길이 모이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결정에 찬사를 보냈지만, 해리스 부통령의 이름은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교체 후보에 대해선 “민주당의 지도자들이 뛰어난 후보가 나올 과정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만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압박한 또 한 명의 민주당 원로로 꼽히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늦춘 상황이다.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최근 캘리포니아를 지역구로 둔 동료 하원의원들에게 ‘교체 후보는 승계가 아닌 경선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필웅·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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