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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 (금)

‘바이든 이후’ 논의 달아오른다…완주한다는 바이든 제쳐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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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19일 연예인 타이라 뱅크스(왼쪽)가 워싱턴에 새로 문을 연 아이스크림 가게에 종손녀들과 함께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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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물러나면 그 자리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그대로 물려받을 것인가, 혹은 다른 이들에게도 기회를 줄 것인가. 사면초가에 빠진 바이든 대통령의 후계자를 정하는 방식을 놓고 민주당에서 두 개의 길이 본격적으로 거론되면서 ‘바이든 이후’를 둘러싼 논의가 달아오르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까지 100여일밖에 남지 않은 점 등을 내세우는 ‘현실론’ 때문에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바이든-해리스 대선캠프의 한 축인 그가 대통령 후보직을 승계하는 게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또 민주당 전국위원회나 정치행동위원회가 아닌 대선캠프가 모금한 돈은 그가 후보여야 법적 문제없이 사용 가능하다. 현역 정치인들 중에는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점도 중요하게 고려된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캠프는 ‘해리스 대세론’에 따라 그의 약점을 수집해 자료집을 만들고 그를 표적으로 하는 선거 광고를 만들 계획을 짜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민주당원들 여론도 해리스 부통령을 밀고 있다. 에이피(AP) 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가 한 조사에서 민주당원들은 10명 중 6명꼴로 그가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내려놓으며 지지를 선언한다면 해리스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민주당 대의원 3949명 대부분의 지지를 확보한 바이든 대통령의 말을 거스를 대의원들이 많이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20일 엠에스엔비시(MSNBC)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 의사를 재확인하면서도 그가 물러난다면 “11월에 승리할 준비가 돼 있는 해리스 부통령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으로는 불안하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지지율이 높지만 대부분의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 19일 시카고에서 개막하는 전당대회에서 ‘미니 경선’이라도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폴리티코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지난 10일 캘리포니아주 대의원들과의 회의에서 후보들이 경쟁하는 ‘오픈 컨벤션(전당대회)’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자리는 그가 바이든 대통령으로는 이기기 어렵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온 모임이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전당대회가 해리스 부통령 대관식처럼 보이거나, 당 지도부가 대통령 후보를 결정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라고 측근들이 전했다.



‘오픈 컨벤션’ 주장의 배경에는 ‘흥행’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문제로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가 대통령 후보직을 물려받는 수동적 모습이 아니라 열띤 경쟁으로 ‘컨벤션 효과’를 노리자는 얘기다. 캘리포니아가 지역구인 상원의원이었던 해리스 부통령에게 펠로시 전 의장 등 캘리포니아 쪽 정치인들이 경쟁자를 붙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다른 후보를 밀자는 게 아니라 이런 취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사퇴 뒤 시나리오까지 공공연히 거론되는데도 불퇴 의사를 접지 않고 있다. 대선캠프는 코로나19 감염 탓에 델라웨어주 사저에서 칩거해온 그가 이번주에 선거운동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을 시청했다며 ‘엑스’(X)에 글 10건을 올렸다. 그는 “트럼프는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우리는 투표소에서 그를 패배시킬 수 있고, 그렇게 할 것이다”라며 투지를 드러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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