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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1 (수)

FBI “트럼프 총격범, 단독 범행… 집·차량서 폭발물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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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제·특정 이념 연관 파악 못해”

수사당국, 범행 동기 파악 난관 부딪혀

동창생들 “평범” “왕따·외톨이” 엇갈려

CNN “크룩스, 지역 사격 클럽 회원

범행 전 총기 상점서 탄약 50발 구매”

희생자 1명은 의용소방대장 출신 50대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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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 용의자 토머스 매슈 크룩스(20·사망·사진)는 단독범으로 확인됐지만, 당국은 아직 그의 ‘범행 동기’를 밝히지 못했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 케빈 로젝은 전화 브리핑을 통해 “현재 우리가 가진 정보에 따르면 총격범은 단독으로 행동했다”면서 “연관된 이념은 현재까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크룩스가 정신적인 문제를 겪었다는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으며 “그의 집과 차량에서 (폭발물로 보이는) ‘의심스러운 장치’가 발견돼 폭탄 기술자에 의해 안전하게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크룩스가 범행을 저지르기 몇 시간 전 한 총기 상점에서 탄약 50발을 구매했다고 전했다.

수사당국은 범행 동기를 파악하려 노력중이지만 아직 실마리를 찾지 못한 상태다. 용의자는 외국 극단주의 조직이나 개인 등 테러리즘과도 연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 고위 관계자는 뉴욕타임스(NYT)에 “이번 사건이 더 큰 음모의 일부라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며 “(다만) 아직 용의자의 전자기기에서 정보를 추출하거나 이에 대한 분석도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범죄 이력이나 군 복무 기록도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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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암살시도 총격을 당한 직후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을 내려오면서 오른쪽 귀에 피를 흘리는 상태로 주먹을 흔들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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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이날 “크룩스의 학교·직장 동료들이 그를 ‘가장 친절한 사람’이라고 기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크룩스는 펜실베이니아의 베설파크 요양원에서 영양 보조사로 근무했다. 크룩스와 함께 요양원에서 일했다던 한 직장 동료는 “그는 복도에서 친절한 얼굴이었다”며 “그는 다소 깡마르고, 괴짜스럽고, 매우 똑똑했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 남서부 지역 언론인 ‘트리뷴 리뷰’에 따르면 크룩스는 2022년 베설파크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당시 비영리 단체인 ‘전국 수학 및 과학 이니셔티브’에서 장학금 500달러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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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범 자택 주변 도로 차단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미 연방수사국(FBI)이 14일 총격범 토머스 매슈 크룩스의 자택 주변 도로를 차단한 채 관련 조사를 하고 있다. 베설파크=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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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생들 사이에서는 그를 두고 평가가 엇갈렸다. 한편에선 그가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회상했지만, 일부는 그가 종종 왕따를 당했고 특별한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지 않던 ‘외톨이’였다고 주장했다. 크룩스와 함께 베설파크 고교를 졸업했다는 제임슨 마이어스는 CBS방송 인터뷰에서 “(크룩스는) 누구에게도 나쁜 말을 한 적이 없는 좋은 아이였다”면서 “난 그가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때 동급생이었던 제이슨 콜러는 피츠버그 소재 KDKA 방송 인터뷰에서 “크룩스가 외모 때문에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했고, 군복이나 사냥복을 입은 채 교실에 나타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NYT는 크룩스가 평범한 중산층 출신이며 가족들의 정치 성향이 혼재된 가정에서 생활했다고 전했다. 부모는 모두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자로 알려졌다.

크룩스가 지역 사격 클럽 회원이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CNN에 따르면 크룩스는 베설파크에서 11마일(약 18㎞)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클레어턴 스포츠맨 클럽’의 회원이었다. 이 클럽은 200야드(약 183m) 규모의 소총 사격 연습장을 갖추고 있다. CBS방송은 크룩스가 고교 1학년 때 학교 사격팀에 들어가려다 실패했다는 한 친구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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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현장에서 희생된 코리 콤퍼라토레(왼쪽)와 그의 가족. 고펀드미(GoFundMe) 게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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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현장에서 유세를 지켜보다가 흉탄에 목숨을 잃은 희생자는 지역 의용소방대에서 오랫동안 헌신한 50대 남성으로 확인됐다.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희생자가 이 지역 전 의용소방대장이었던 코리 콤퍼라토레(50)라고 밝혔다. 셔피로 주지사는 희생자가 사건 당시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있다가 변을 당했다면서 “코리는 어젯밤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몸을 날렸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과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개설된 후원 모금 페이지 고펀드미(GoFundMe)에서는 이날 오후 6시(미 동부시간) 기준 모금액이 280만달러(약 38억6000만원)를 넘어섰다. 사망자 콤퍼라토레의 유족을 돕기 위한 별도의 고펀드미 모금 페이지에서도 60만달러(약 8억2600만원)가 넘는 금액이 모였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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