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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폐업 자영업자 작년 100만명 육박 '역대 최대'…올해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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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3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상가 밀집 지역.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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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폐업 신고한 개인·법인 사업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고금리·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 어려움이 커진 영향이다.

15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한 개인·법인 사업자는 98만6487명으로 집계됐다.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다. 전년 대비 증가 폭도 11만9195명으로 역시 가장 많다. 폐업자 수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80만명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1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했다.

폐업 사유별로는 ‘사업 부진’이 48만218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48만8792명) 이후 역대 두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외에 사유로 기타(45만1203명), 양도·양수(4만369건), 법인전환(468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 소매업 폐업(27만6535명), 서비스업(21만7821명), 음식업(15만8279명) 순으로 많았다. 모두 내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종이다. 부동산임대업(9만4330명)과 건설업(4만8608명) 등 지난해 경기가 좋지 않았던 부동산 관련 폐업도 많았다.

폐업이 늘어난 것은 고금리·고물가 흐름과 내수 부진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어려움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 정부 지원금이 중단되면서 잠재됐던 폐업 신고도 일부 늘어난 영향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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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폐업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여전히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등을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이미 자영업자는 올 1분기 9000명 감소하면서 약 2년 만에 하향세로 전환됐고, 2분기에도 10만1000명 줄면서 감소폭이 커졌다. 특히 올해 2분기 고용원 없는 영세 자영업자는 전년 대비 11만4100명 줄면서 2015년 4분기 이후 8년 반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한편 사업을 접은 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실업자 중 지난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했던 사람은 월평균 2만6000명이었다. 1년 전(2만1000명)과 비교하면 23.1% 급증했다. 전체 실업자 증가율과 비교해도 3배 이상 더 높다. 폐업하고 구직활동에 나섰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25조원 규모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담았다. 정책자금 대출의 상환연장기간을 확대하고 대환대출 요건을 완화하는 등이 주요 내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자영업자는 최근 10만명 가까운 감소세가 지속되는 등 어려운 모습이 있다”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부담 완화와 재취업 등 새출발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수 침체가 심화되면서 소상공인들이 버틸 수 없는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며 “코로나 당시엔 금리도 낮고 재정을 많이 풀어 오히려 견딜 수 있었지만, 금리는 높아지는데 소비는 하지 않는 지금이 더 어려운 시기”라고 밝혔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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