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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0 (화)

[취재후 Talk] 아파트 화단서 나온 7500만 원…80대 주인은 찾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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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남성이 아파트를 돌아보는 모습 /울산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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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울산 남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현금 뭉치가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5만 원권으로 1000장. 5천만 원 돈뭉치였습니다.

놀라운 건 이날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비슷한 위치에서 이번엔 2,500만 원 현금 뭉치가 또 발견됐습니다.

한적한 아파트 화단에서 발견된 7,500만 원의 현금 뭉치. 누군가는 범죄에 연루된 돈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돈 주인은 범죄와 관련 없는 80대 할아버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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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남성이 현금을 인출하는 모습 /울산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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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인 찾기 증거된 '띠지'
누가, 언제 가져다 놨을지 모를 현금 뭉치. 경찰은 현금 뭉치에 감겨 있던 띠지를 토대로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띠지에는 모 은행 이름과 담당자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경찰은 울산 지역 전 지점에 해당 은행원이 있는지 먼저 파악해 울산 중구의 한 지점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해당 돈이 입고된 3월 말 고액을 인출한 사람들에게 모두 연락했습니다. 많은 사람 중 단 한 사람만이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바로 울산 중구에 거주하던 80대 할아버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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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0만 원이 숨겨져 있던 아파트 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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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찾은 80대…정작 "기억 안 나"
할아버지는 지난 4월과 6월 두 차례 걸쳐 1억 원 넘는 거액을 현금으로 인출했습니다.

해당 내용을 확인하고 어렵게 할아버지와 대면한 경찰.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날의 일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울산 남구 아파트를 찾아간 것도, 돈을 숨겨놓은 것도 몰랐습니다. 그나마 기억 한 건 '화단에 놔뒀다'는 것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확인한 CCTV 영상에선 지난달 13일 밤 할아버지가 돈이 나왔던 아파트를 1시간가량 돌아다닌 모습이 생생하게 찍혔습니다.

할아버지는 경찰을 만났던 그 날도 가방에 6,500만 원의 현금을 갖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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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뒀던 현금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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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의 보상금 현금 인출 추정
할아버지가 숨긴 돈은 과거 받은 개발보상금으로 추정됩니다. 할아버지는 수년 전 개발보상금으로 거액을 손에 쥐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과는 오랜 기간 연이 끊긴 거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할아버지가 최근까지도 홀로 오랜 시간을 보내온 거로 확인했습니다.

홀로 지내다 보니 제때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못했고 이 때문에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입니다.

■경찰 "보호 조치 요청해 볼 것"
경찰은 찾은 7,500만 원을 할아버지에게 모두 돌려줄 예정입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오늘도 휴대전화도 없이 가방을 메고 어딘가를 떠돌고 있어 돈을 돌려주기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또 어디에 돈을 두고 그 사실조차 잊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경찰은 지자체에 보호 요청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동영 기자(kd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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