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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 P4 공사에 '쏠린 눈'…수익성에 설왕설래 [소부장반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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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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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거대 파운드리(위탁생산)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투자 속도 조절에 돌입했다. 당초 계획됐던 평택 캠퍼스 4공장(P4) 파운드리 라인 착공을 미룬 대신,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메모리 라인의 착공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경쟁사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파운드리 선투자 전략을 고수한 삼성전자이기에 라인 구축 시점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 P4 페이즈2(Phase)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 공사를 중단한다. 평택 P4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 공장으로, 파운드리와 메모리 라인 총 4개의 페이즈로 구성된다.

업계에서는 클린룸 반입 등이 잠정적으로 연기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메모리 라인인 PH1을 먼저 건설한 다음, 파운드리 라인인 PH2를 거쳐 PH(메모리)→PH4(파운드리)을 시공해 P4를 완성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파운드리 사업 업황 악화, 설계 변경 등의 요인으로 PH2를 일시 중단, PH3를 먼저 시공하기로 했다. D램 등 메모리 라인인 PH3 라인은 지난달부터 시공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결정은 파운드리 사업 업황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엔비디아, 퀄컴, AMD 등 대형 고객사들이 대만 파운드리 경쟁사 TSMC를 채택함에 따라 삼성 파운드리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 등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 매출은 지난해 3분기 36억9000만달러에서 올해 1분기 33억6000만달러로 9.0% 감소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도 크게 떨어졌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11.0%. 지난해 3분기 12.4%에서 4분기 11.3%로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2개 분기 만에 1.1% 하락했다.

이에 비해 메모리 사업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 영향으로 업황이 회복되면서 DS(반도체) 사업부 전체를 견인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출하량 증가와 가격 상승 등으로 1분기 5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2분기 역시 흑자를 기록했다. 이 중심엔 메모리 흑자가 주효한 것으로 파악된다. 평택 P4 라인을 공사 계획을 조정한 것도 메모리, 파운드리 간의 명확한 온도 차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목되는 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경쟁사 TSMC를 따라잡기 위해 제조 시설을 먼저 지은 후, 주문을 받는 '선 투자' 전략을 쓰고 있는 것. 선투자 전략은 주문이 없으면 공정을 쉬어야 하는 단점이 있긴 하나 빠른 고객 주문 대응, 기술 리더십, 신뢰성 등 측면에서의 장점도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선 투자' 전략을 채택했으나 메모리 중요성도 대두되면서 결국 일부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파운드리 업황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경쟁력 등을 고려해서 투자를 늦추기도 애매한 상황이다"라며 "P4 파운드리 라인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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