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분기 성장률 4.7%로 '뚝'...3중전회 개막 속 깊어진 고심

"내수부진, 부동산시장 침체 영향"

소매판매 2.0% 증가 그쳐...부동산투자 10% 급감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계속된 내수 부진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2분기 경제 성장률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성장률 목표 '5% 안팎' 달성 여부는 3중전회(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내놓을 정책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분기 성장률(5.3%)은 물론 시장 예상치 5.1%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5%로 집계됐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 ‘5% 안팎’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2분기 성장률이 크게 둔화했다는 점에 비춰 볼 때 올해 성장률 목표 달성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서방과의 무역 마찰 등 복잡한 대외 환경과 내수 부진을 경제 성장의 걸림돌로 꼽음과 동시에 단기적으로는 홍수 등 악천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경기 회복의 기반이 공고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NG의 린 송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실망스러운 GDP는 5% 성장 목표를 달성하는 길이 여전히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 추가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내수와 부동산 시장이다. 이날 발표된 6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예상치 3.3%와 전달치 3.7%를 모두 크게 밑돌며 2022년 12월(-1.8%) 이후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이 이구환신(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할 때 보조금 지급) 정책 등으로 가전과 자동차 소비 촉진에 힘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자오펑싱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중국 담당 수석 전략가는 “오늘 발표된 월간 지표 중 핵심은 소매 판매가 둔화했다는 것”이라며 “가계 소비가 여전히 매우 약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3% 늘었다. 시장 예상치 4.8%를 웃돌았으나 전달치 5.6%보다는 낮았다. 중국의 견고한 수출로 산업생산이 성장세를 보였지만, 전달보다 둔화한 것은 무역 긴장이 점차 고조됐음을 반영한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실제 지난주 발표된 6월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나 증가했으나, 미국의 대중국 ‘관세 폭탄’ 시행을 앞두고 업체들이 사전에 주문량을 늘리면서 단기적으로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기간 수입액은 2.3% 감소하며 내수 부진을 시사했다.

또한 이날 발표된 올해 상반기 중국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으나, 그중 부동산 투자는 10.1%나 쪼그라들었다. 히리 머피 크루즈 무디스 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약한 결과는 가계 지출의 급격한 둔화와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약세가 주도한 것”이라며 “이러한 추세를 반전시키는 것이 이번주 3중전회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3중전회에서 획기적인 정책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머피 이코노미스트는 "개혁의 필요성은 높지만 특별히 흥미로운 일은 아닐 것 같다. 큰 정책 전환은 오히려 실패를 인정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대신 첨단기술을 적용한 제조업을 확대하고 부동산과 가계에 대한 지원책을 적당히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적당한 개혁이 이뤄졌다고 가정할 때 중국은 올해 간신히 5% 안팎이라는 올해 성장률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의 향후 5~10년 동안의 주요 경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3중전회는 이날 개막한 가운데 오는 18일까지 베이징에서 개최된다.
아주경제=이지원 기자 jeewonle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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