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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3 (금)

中, 4.7% 성장률 쇼크... 3중전회로 돌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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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전회서 부양책 나올까 주목

조선일보

지난 3월 11일 중국 양회 폐막식날 행사장에 함께 선 시진핑 주석과 리창 총리(오른쪽)./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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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향후 10년 경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 회의(3중전회)’가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 15일, 중국의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 증가율)이 함께 발표됐다. 전년 대비 4.7%로, 블룸버그 등이 집계한 시장 전문가 전망치(5.1%)에 못 미치는 수치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5%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3분기 이후 3분기 만이다.

예상보다 실망스러운 지표가 발표되면서 중국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3중전회에서 중국 경제의 문제로 지목되는 부동산 침체와 지방정부 채무 위기, 내수 부진 등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에선 3중전회를 앞두고 나온 어두운 경제 지표가 지도부의 부양책을 끌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이날 발표한 2분기 경제성장률은 1분기 5.3%보다 크게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성장률은 5.0%로 간신히 ‘5%대’에 턱걸이했다. 하반기 전망도 좋지 않기 때문에 중국 지도부가 세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 ‘5% 안팎’을 달성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3분기 4.9%, 4분기 5.2%에 이어 올해 1분기 5.3%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2분기 다시 성장세가 꺾인 셈이다.

중국 당국은 ‘단기 요인’으로 경제가 하락했고 중장기적으로 안정세는 유지할 전망이라며 애써 시장을 안심시키고 있다. 국가통계국은 “(성장률 하락은) 극단적인 날씨와 홍수·재해 등 단기 요인의 영향이고, 현재 경제 운영에 어려움과 도전이 다소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국내 수요가 부족하고 ‘국내 대순환(내수)’이 원활하지 않은 등의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경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장기적으로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기본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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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중국 경제 지표 하락의 이유가 구조적 문제라고 평가한다. 부동산 침체와 지방정부 ‘채무 폭탄’, 내수 부진 등의 고질적인 문제가 점점 심각해져 제조업·수출로도 만회하기 어렵다고 본다. 특히 지난 1~6월 부동산 투자가 지난해 대비 10% 감소하며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부동산 업체의 자금 조달은 23% 줄었고, 신규 주택 판매액은 25%나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이 최악이라 여겼던 지난해보다도 지표가 나빠졌다. 아울러 지난 6월 중국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2% 증가에 그쳐 2022년 12월(-1.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가 주도로 수출과 제조업을 밀어주며 경제를 지탱하는 데도 한계가 드러났다는 진단이 나온다. 제조업 동향을 보여주는 산업 생산은 상반기 전체로 보면 6.0% 늘었지만, 6월에는 5.3% 증가에 그치며 전달(5.6%)보다 성장세가 둔화됐다. 물가도 정체 상태다.

경제 난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야 하는 3중전회를 시작한 중국 지도부의 부담은 더 커졌다. 이번 회의에서 대대적인 경제 개혁 방안을 내놓고, 적극적인 ‘차이나 세일즈’에 나서야 반전을 도모할 수 있지만, 중화권 언론들은 이번 회의가 밋밋[平淡]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첨단 기술 기반으로 경제 체질을 바꾸자는 중장기 전략인 ‘신품질 생산력’을 구체화하며 ‘공급 측 개혁 2.0′ 시대를 여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2016년 본격화된 공급 측 개혁은 과잉 생산을 줄이는 전략인데,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간 것이 신품질 생산력으로 보인다. 또 ‘AI 플러스’ 등 인공지능(AI) 육성책 강화 방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급한 불 끄기’를 위한 대책으로는 소비세 지방정부 배분, 미분양 주택 국가 주도 구매, 농촌 토지 거래 제한 해제, 호구(거주지 제한) 개혁 등이 발표될 수 있다. 아껴둔 경제 진작 카드를 동원해 쓰되 대대적 돈 풀기나 구조적 개혁은 피하는 방안이 주를 이룬다는 얘기다. 중국의 이인자 리창 총리는 지난달 25일 하계 다보스포럼 연설 때 “코로나 몇 년의 충격으로 중국 경제는 큰 병에서 회복되는 중이라 ‘독한 약’을 쓰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중국 경제에 있어 ‘시진핑(국가주석) 의중’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듯하다.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5일 1면 논평에서 “46년 전 11기 3중전회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20기 3중전회는 또다시 중국 개혁·개방의 시대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을 확정한 3중전회와 시진핑 ‘집권 3기’의 이번 3중전회를 나란히 언급하며 의미를 부각한 것이다.

☞3중전회(三中全會)

‘중전회’란 5년마다 새로 구성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중앙위원회)의 전체 회의를 뜻한다.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일곱 차례에 걸쳐 열리며 이중 세 번째로 열리는 회의를 ‘3중전회’라고 부른다. 1·2중전회는 최고위급 지도자 및 고위 관료 인선 등을 하고 마지막 7중전회에선 다음 공산당 당대회(한국의 전당대회 격)에 대한 국정 운영 보고 문건 등이 결정된다. 3~6중전회에선 국정 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이나 계획이 결정되는데 통상 지도부 출범 이듬해 가을에 열리는 3중전회가 향후 5년 경제 정책의 밑그림을 제시하는 가장 중요한 회의로 평가된다. 이번엔 이례적으로 1년가량 소집이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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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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