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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2 (금)

[사설] 목불인견 與 전대… 이러고도 국민 지지 바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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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 9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1차 토론회에서 당대표 후보 4인이 밸런스게임 질문에 답하고 있다. TV조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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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점입가경에 목불인견이다.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 행태가 그러하다. 총선 고의 패배 등 도를 넘는 네거티브 캠페인은 집권 여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맞나 싶을 정도로 한심하다. 어제 2차 TV토론도 당정 관계나 당의 미래 비전 같은 생산적 공방보다 상대 깎아내리기와 의혹 제기 공방만 시청자 기억에 새겨질 듯하다.

한동훈 후보는 11일 총선 당시 사천(私薦), 법무장관 시절 여론조성팀 운영, 김경율 회계사의 금융감독원장 추천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한 원희룡 후보에 대해 “마타도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노상 방뇨하듯이 오물을 뿌리고 도망가는 구태정치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원 후보는 이에 “진짜 구태정치는 한동훈식 거짓말 정치”라며 “세 가지 의혹 중 하나라도 사실이면 후보 사퇴하겠냐”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이전투구 양상에 “미래 비전을 밝히고 당 화합을 위한 활동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제재 조치를 예고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원 후보가 의혹 제기와 사퇴 책임을 물을땐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는 게 마땅하고, 지지도에서 앞서가는 한 후보도 30년 전 원 후보 치부를 빗대 '노상 방뇨' 운운하며 비꼬는 행태도 협량만 드러낼 뿐이다. 사실 싸움닭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한 한 후보 전략은 지난 총선에서 전혀 먹히지 않았고, 오히려 정치 비전 부재를 노출하지 않았던가. 총선 참패에서 여전히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앞서 후보 간 명품백 사과와 관련한 김건희 여사 문자 공개에 대해 '배신의 정치'니 하며 친윤, 친한 계파싸움이 불거졌고, 연판장 소동에 대통령실 개입 논란과 음모론이 횡행하지 않았던가. 이런 여당 전당대회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행태다. 정상적이지 않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잊힐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명백한 오판이다.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탓하는 식의 당대표 선거로 국민의 지지를 얻겠다는 것 자체가 가당찮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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