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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1 (목)

“AI 활용한 작사·작곡, 아티스트 결과물로 볼 수 있나”…K팝 팬들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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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팝 업계의 인공지능(AI) 활용을 두고 전세계 팬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고 10일(현지 시간) 영국 BBC가 보도했다. AI를 활용해 작사·작곡한 노래를 진정 해당 아티스트가 만든 결과물로 볼 수 있냐는 논쟁이다.

동아일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케이팝 가수 최초로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 출연한 세븐틴이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글래스턴베리=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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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에 따르면 이번 토론은 올 4월 한국의 남성 아이돌그룹 세븐틴이 ‘17 이즈 라이트 히어(17 IS RIGHT HERE)’ 앨범을 발매하면서 본격적으로 촉발됐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에는 AI가 생성한 장면이 사용됐다.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세븐틴 멤버 우지 또한 “기술 발전에 발맞춰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K팝 팬으로 영국에서 관련 팟캐스트까지 운영 중인 애슐리 페랄타 씨는 이와 관련해 “예술가가 직면한 창작의 벽을 뛰어넘는데 도움을 준다면 AI 활용에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BBC에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 등 한국 음악 산업계와 작업을 해온 프로듀서 크리스 네언 또한 “한국 음악계는 혁신에 관심이 많고 항상 어떻게 하면 한 발 앞서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AI 활용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랄타 씨는 “AI가 작사한 노래가 팬들에게 진정성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팬들이 가수가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한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는 가수의 진솔한 감정이 녹아있기 때문인데, AI가 쓴 가사로 점철된 노래는 팬과 가수 간의 소통수단을 무색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유난히 순환 주기가 짧은 K팝 산업의 구조가 특히 AI의 사용을 부추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음악 저널리스트 아르피타 아디야는 “다른 나라의 가수들이 보통 2년마다 앨범을 내지만 K팝 그룹은 6~8개월마다 새 앨범을 내놓는다”며 짧은 시간에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력이 AI 의존도를 높인다고 진단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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