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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인터파크쇼핑-AK몰로 정산 지연 확산… 해외서도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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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 사태]

“안전하다”던 큐텐그룹 계열사들… 판매자들에 보름만에 “돈 못주겠다”

주요 입점업체 줄줄이 플랫폼 떠나… 인터파크도서는 아예 서비스 중단

동아일보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1층에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쓰인 대자보가 붙어 있다. 1층은 경찰들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고 3층에는 정산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들이 대표실 등을 점거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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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 등 큐텐그룹 다른 계열사로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출석한 구영배 큐텐 대표가 “인터파크커머스나 AK몰도 정산이 중단될 수 있다”고 발언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게다가 해외 계열사에서도 판매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판매자 주장이 나오면서 파장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 계열사 다른 플랫폼에서도 미정산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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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커머스(쇼핑·도서)는 전날 입점 업체에 “티몬·위메프 미정산 영향으로 판매 정산금을 받지 못했다”며 정산 지연을 공지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달 16일만 하더라도 “AK몰, 인터파크쇼핑, 인팍쇼핑 등 플랫폼의 판매대금은 안전하게 거래되고 있다”며 “정산 시스템을 다시 한번 점검했고 이상 없다”고 판매자들을 안심시켰다.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에 입점한 판매자들은 보름 만에 돈을 못 주겠다고 말을 바꾼 플랫폼 측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문모 씨는 “본인들은 상관없다는 공지만 안 했더라면 그때 물건을 빼서 1500만 원은 아낄 수 있었다”며 “우릴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티몬·위메프에 입점했던 판매자들 가운데 인터파크커머스에도 동시 입점한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티몬·위메프 두 회사 미정산 규모는 2740곳, 2264억 원에 이르고 6, 7월 판매대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것까지 합하면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른 플랫폼에서 미정산 이슈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큐텐 사태로 인한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문제는 해외에서도 불거지고 있다.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지난해 3월 큐텐으로부터 1만2000달러(약 1660만 원) 이상의 판매 대금을 한 달 이상 정산받지 못한 건축·가정용품 판매자의 피해 사례를 보도했다. 큐텐은 해외 판매자들에게도 정산이 지연되는 이유를 ‘시스템 오류’라고 해명했는데 이는 티몬·위메프 사태 초반에 한국 판매자들에게 했던 설명과 같아 논란이 되고 있다.

● 큐텐 관련 플랫폼 떠나는 업체들

주요 유통업체들은 추가 피해를 우려해 큐텐 계열 플랫폼에서 판매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 인터파크쇼핑 내 브랜드관에서는 GS샵, CJ 온스타일, 롯데홈쇼핑 등 주요 입점사들이 판매를 중단했다.

인터파크도서는 31일 아예 서비스를 중단했다. 인터파크도서는 “최근 발생한 티몬, 위메프의 미정산 영향으로 입점사인 교보문고 정상화 시점까지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인터파크도서에서 책을 구매하면 “판매자의 사정으로 주문이 불가하다”는 공지가 나온다. 앞서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하는 해외 직구 플랫폼 서비스인 ‘인팍쇼핑’도 7월 31일부로 운영을 종료한다고 사용자들에게 공지했다.

야놀자 계열사인 인터파크트리플은 이날 인터파크커머스에 브랜드 사용 계약 해지와 함께 브랜드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통보했다. 인터파크 투어와 티켓을 운영 중인 인터파크트리플은 지난해 쇼핑과 도서 사업부문을 큐텐그룹에 매각했다.

이런 가운데 티몬과 위메프는 7월 초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해 신용·체크카드 결제액이 급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산 지연 사태가 처음 불거지기 불과 이틀 전인 6일 하루 카드 결제액은 897억 원까지 불어났다. 일평균 카드 결제금액의 5배가량이다. 티몬과 위메프가 정산 지연 사태가 터지기 전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는 정황 증거로도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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