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성과 평가 중, AI의 평가를 받은 참가자의 30% 이상이 불만을 표했다. 반면 사람에게 평가받은 참가자 중 불만을 표한 비율은 7%에 그쳤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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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가 자신의 성과를 평가한다는 사실만으로 직원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퇴사 희망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코넬대 연구팀은 AI가 업무 관리자로 투입될 경우 직원의 사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참가자 12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심리학'에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1200명 참가자를 대상으로 4개의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참가자에게 '인간 평가자'와 'AI 평가자'가 자신의 업무를 관리·감독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에 대한 생각을 써내도록 했다. 그 결과 AI 평가자 휘하에서 업무의 자율성이 떨어지는 데다 평가 결과에 대해 저항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어 참가자에게 놀이공원에 대한 기발한 기획안을 짜내도록 했다. 참가자들에게는 사람 혹은 AI가 작업 내용을 관리·감독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AI가 감독하는 경우, '줌' 화상 회의 화면에 'AI의 피드백'이라는 문구가 뜨게 했다.
몇 분 후, 모든 참가자에게 "충분한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했으니 더 열심히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평가 결과를 확인한 참가자 중 AI의 평가를 받은 참가자의 30% 이상이 불만을 표했다. 반면 사람에게 평가받은 참가자 중 불만을 표한 비율은 7%에 그쳤다.
AI에 관리·감독받는다는 생각만으로 업무 생산성이 떨어지기도 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콜센터에 근무한다고 가정하고, 고객과의 통화 내용을 사람이나 AI가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AI가 자신의 통화 내용을 '평가'한다고 생각할 경우 참가자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자율적으로 일하는 비율이 떨어졌다.
다만 AI가 성과 평가가 아닌, 자기 계발을 위한 피드백을 주는 용도로 활용됐을 땐 다른 반응이 나왔다. 이 경우 참가자들은 AI가 자신의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인식하지 않았다. 평가 중단을 요청하는 참가자도 적었다.
연구팀은 "AI를 관리·감독 분야에 활용할 경우 AI의 이런 장단점을 인식하고, 목적에 따라 적절히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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