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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韓아이들 해외여행 못가면 '개근거지' 놀림 당해"…외신도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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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기사와 사진은 관련 없음.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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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사이에서 해외여행을 갈 형편이 안돼 개근하는 아이들을 비하하는 표현인 '개근거지'가 외신에서 조명됐다. 한국의 물질 주의와 치열한 경쟁으로 주도된 사회적 분위기에서 자녀 양육비가 이른바 '압박 비용'으로 변질된 사례로 소개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6일(현지시간) '개근 거지는 누구인가? 일하고 공부하느라 즐기지 못하는 한국 청년들을 의미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매체는 전통적으로 개근은 도덕적인 의무로 간주됐지만, 최근엔 돈과 시간이 부족해 여행을 갈 수 없는 사람들만이 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SCMP는 이어 지난 5월 23일 국내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초등학교 4학년의 아버지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A씨는 당시 "아들이 친구들로부터 개근거지라는 놀림을 받아 울었다"라며 "학기 중 체험학습이 가능하다는 안내는 받았는데 (해외여행) 안 가는 가정이 그렇게 드물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국내 여행이라도 다녀올 생각으로 경주나 강릉·양양 등을 알아봤지만, 아들은 "다른 친구들은 괌·하와이 등 외국으로 간다", "한국 가기 싫다. 어디 갔다 왔다고 말하기 쪽팔린다"라고 말했다.

외벌이 실수령 300~350만원으로 생활이 빠듯하다는 A씨는 결국 한국에 남아 일했고, 아내와 아들만 해외여행을 갔다고 한다.

SCMP는 "한국 사회에선 해외여행은 자신의 부를 과시하고 강한 경쟁력을 보이는 방법으로 여겨진다"며 "개근거지 문화는 한국의 물질주의와 치열한 경쟁으로 주도되는 사회적 압박과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아동학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아동이 성장하는 기간에 개근거지 같은 말을 들으면 평생 그 낙인을 지니게 될 가능성이 높다"라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자녀의 성장에 필요한 기본 비용은 점차 커지고 있다. 비용에 부담을 느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청년들이 늘면서 초저출산·초저출생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나타났다. 전년도(2022년) 0.78명 대비 0.06명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특히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적은 규모로, 2022년 OECD 평균 합계출산율 1.49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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