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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춤추다 흉기 찔린 中 인플루언서… 팔짱 끼고 구경한 시민들에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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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괴한 습격받아 숨져
중국의 '방관자 문화' 재조명
한국일보

지난달 30일 중국 지린성 송위안시의 한 공원에서 중국 인플루언서가 괴한의 흉기에 찔러 숨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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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가 공원에서 춤을 추다가 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시민 수십 명이 지켜보던 중 범행이 발생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현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일 중국 매체 신경보(新京報)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자바오 형제'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중국 인플루언서 A(54)씨가 중국 지린성 송위안시의 한 공원에서 습격당했다. A씨는 공원 광장에서 춤을 추고 있었고 여러 시민들이 팔짱을 끼거나 뒷짐을 진 채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때 흉기를 든 남성 B(53)씨가 A씨를 향해 달려들었고, 말다툼을 벌이다가 A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 곧바로 B씨를 체포했다. 피해자는 응급 처치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했다. 당시 B씨는 만취한 상태로 A씨가 있는 광장에 왔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와 일면식이 없는 그는 "춤을 추는 A씨의 눈빛이 불편하다고 느껴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 수십 명, 지켜보기만 해


특히 문제가 된 것은 A씨가 흉기에 찔려 쓰러질 당시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등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시민 수십 명은 두 사람이 몸싸움을 벌이는 데도 그를 막으려 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하는 모습이 담겼다.

논란이 커지면서 중국 내 '웨이관(圍觀·방관자) 문화'에 대한 문제 의식도 재차 불거졌다. 이는 길거리에서 사고를 당하는 사람을 돕지 않고 자신도 피해를 볼까 봐 지켜보기만 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지 누리꾼들은 "왜 다른 사람이 칼에 찔리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나", "대중의 무관심은 누구의 책임인가" 등 목소리를 내며 비판했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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