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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입 닫으세요” “정신 나간”…민주당에 번진 ‘거친 입’,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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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당원들 “박찬대 답답하다
민주당 의원은 정청래처럼 하라”

김병주 발언, 최고위원 출마 때문?
“지지층에 강한 인상 남겼을 것”
일각선 “지지자 말고 국민 전체 봐야”


매일경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정청래 의원 등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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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개원 후 더불어민주당에서 거친 발언이 나오고 있다. 막말 논란으로 국회 대정부질문은 파행하기도 했고, 박찬대 원내대표는 자신의 발언과 김병주 의원의 발언으로 두 차례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민주당에서 발언이 거칠어지는 이유는 ‘강성 지지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막말로 계속해서 논란이 불거질 경우 중도층의 민심에는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6일 민주당 당원 커뮤니티인 ‘블루웨이브’에는 “박찬대 운영위원장 사퇴를 강력히 요구한다”, “박찬대 운영위원장 너무 답답하다”, “박찬대 의원, 원내대표 능력없으면 내려오시라” 등 박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글이 게시돼 있다.

박 원내대표가 최근 대통령실 핵심 참모진이 출석한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정부 측 인사들과 여당 국회의원들에게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1일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퇴장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실제로 퇴장조치를 하지 않았다.

고성이 오가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게 “입 닫으시라”는 말을 했다가 여당 의원들에게 항의를 받자 “기분이 많이 언짢으셨다면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반면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정청래 법사위원장 든든하다. 최고”, “정청래 위원장 칭찬해요”, “모든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모두 정청래 위원장 같이 하라” 등의 칭찬글이 올라오고 있다.

앞서 정 최고위원은 지난달 21일 법사위에서 열린 ‘채해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증인들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아 수시로 퇴장시켰다. 증인들을 향해서는 “가훈이 정직하지 말자인가”, “일부러 기억 안 나게 뇌의 흐름을 조작하지 말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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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김병주 의원이 지난 2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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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병주 의원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대정부질문을 하던 중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고 발언해, 여야 간 고성과 삿대질이 오간 끝에 본회의가 파행됐다. 당원들은 김 의원에 대해서도 “존경한다”, “잘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거친 발언이 최고위원 출마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해당 발언으로 김 의원의 인지도가 높아졌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김 의원은 민주당 지지층에 강한 인상을 남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지난 4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당원과 지지자들이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이 많았고, 응원에 대한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셨다”며 “사실 최고위원 선거에 국민의힘이 도와준 꼴이 되는 거다. 그렇게 크게 이슈화시킨 건 국민의힘”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다만 최고위원 출마를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란 지적에 대해 “전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며 “21대 국회 4년 동안 안보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였다”고 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 강하게 비판하고 지적하는 게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최근 여러 상임위나 다른 자리에서 막말 논란이 있는데, 민주당 지지층에게는 당연히 박수를 받겠지만 우리는 대중정당 아닌가”라며 “우리 당 지지자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를 봐야 한다. 피로감을 주는 정치가 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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