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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1800원짜리 담배 없애도 흡연자만 3억5000만명…중국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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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담배 생산국이자 소비국

흡연율 낮추는 정책 쏟아내는 중국

아시아경제

흡연, 금연 관련 이미지스케치.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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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사는 차오씨(60)는 요즘 10위안(약1800원) 미만의 담배를 구하기 힘들어 진지하게 금연을 고민 중이다. 그가 주로 구입해온 담배는 한 갑에 5위안~7위안(940원~1300원)짜리였는데, 언제부턴가 '싼' 담배가 사라져 담배 구입에 금전적 부담이 생겼다.

중국에서 10위안 미만의 담배가 사라지고 있다. 저가 담배의 보급이 중국의 높은 흡연율로 연결된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가 담배 가격 인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흡연할 수 있는 환경도 과거 보다 점점 나빠지고 있다. 베이징의 공공장소, 실내 작업장 환경, 야외 줄서기 및 기타 장소에 금연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다. 중국은 담배규제기본협약 발효 이후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광저우, 텐진, 하얼빈, 선전, 장춘, 탕산, 난닝, 칭다오, 푸저우, 장자커우, 우한 등 지역을 넓히며 담배 규제 규정을 제정하거나 개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44개 도시에 담배 규제와 관련된 지방자치법 및 규정을 도입하거나 개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흡연자 수는 많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2023년 발표한 '2022년 중국 흡연 건강 위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흡연자 수는 3억500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담배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한 갑에 10위안짜리가 있는가 하면 1000위안(약 1800원~18만원)을 내야 살 수 있는 담배가 있을 정도로 종류도 다양하다.

흡연량도 증가추세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중국 흡연자의 일일 평균 흡연량은 증가하고 있다. 2018년에는 하루 평균 16개비였는데 2022년에는 16.8개로 늘었다. 남성은 하루 17개비 담배를 피우고, 여성은 13.8개의 담배를 피운다. 흡연율이 높은 45~64세 그룹은 하루 평균 18.4개비를 피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 흡연자도 많다. '2023년 중국 청소년 담배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5~19세 청소년 흡연자는 900만명에 달한다. 흡연을 한번이라도 시도한 적 있는 청소년은 1800만명 이상이다. 세계적인 의학학술지 '랜싯'에는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라면 중국의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2030년 200만명, 2050년 300만명이 될 것이라는 보고서가 실리기도 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15세 이상 흡연율을 기존 26%에서 20%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중국 흡연통제협회는 '가정 내 금연 약속 캠페인'을 시작했다. 국가보건위원회와 교육부는 교사와 학생들을 상대로 흡연의 위험을 알리는 교육을 진행 중이다. 유치원, 초중등학교 안에서는 흡연을 금지하고 기숙사, 화장실, 사무실 및 공공장소에 금연 표지판을 설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중국 사회에서는 담배 가격이 저렴하게 느껴지면 청소년과 저소득층의 흡연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담배 가격을 추가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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