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공영방송 외 현안은 언제…"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실에서 지명 소감 발표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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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의 자진사퇴 이틀 만인 4일 이진숙 전 MBC 사장이 후임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배경에 대해선 최근 개시된 공영방송 임원 선임절차가 얽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김홍일 당시 위원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KBS·방송문화진흥회(MBC의 대주주)·EBS의 임원 선임계획을 의결, 같은 날부터 KBS·방문진 후임 이사 공모서류 접수를 개시해 오는 11일 마감을 앞뒀다. EBS 후임 이사 공모서류 접수는 오는 12~25일로 예정한 상태다.
KBS·방문진·EBS 3사의 현 이사진은 오는 8~9월 임기가 만료된다. 후임 이사진 선임절차는 서류접수 이후 이사진 후보선정·최종확정으로 이어지고, 주관기관인 방통위는 두 절차를 각각 회의로 의결해야 한다. 지난 2일 김 전 위원장의 사퇴로 현재 이상인 부위원장이 홀로 남은 방통위는 의사정족수를 '2인'으로 정한 관련 법에 따라 회의소집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임명 전 국회 인사청문회가 필수지만, 대통령이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과 무관하게 임명할 수 있는 탓에 이진숙 후보자의 취임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김홍일·이동관 전 위원장 역시 윤 대통령이 야권의 반대에도 임명을 강행했다. 이 때문에 방통위 안팎에선 공영방송 선임절차도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야권인사가 다수인 현 방문진의 경우 이사진이 여권인사 다수로 교체된 직후 MBC 사장 해임을 결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후보자는 이날 지명 직후 이례적으로 장시간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공영방송·공영언론의 다수 구성원이 민주노총의 조직원"이라며 "공영방송이 노동권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독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노종면 원내대변인 성명으로 "윤 대통령이 기어이 'MBC 장악'을 선언했다"며 "방송장악을 이어나가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맞받았다. 지명 첫날부터 시작된 공방에 방통위는 탄핵국면을 맞았던 김 전 위원장에 이어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전후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방송통신업계의 표정은 엇갈린다. 공영방송 후임 이사진 선임 외에도 소관분야에 해결할 문제가 산적했지만, 이 후보자 지명으로 대치국면이 계속되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돼서다. 최근 떠오른 주요현안은 불법스팸 단속, 단말기통신법 개정·폐지, 플랫폼법 등이 지목되지만 김 전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이후 진행경과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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