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4 (목)

‘대우’ 뗀 미래에셋 1호 스팩, 블랙야크 오너 2세 회사와 합병 나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이 회사명에서 대우를 떼어내고 처음 상장시킨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이 2년여 만에 합병 대상 기업을 찾는 데 성공하고 합병 추진에 나섰다. 합병될 기업은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BYN블랙야크그룹 오너가(家) 회사인 블랙야크아이앤씨(블랙야크I&C)다. 강태선 BYN블랙야크그룹 회장의 장남인 강준석 그룹 사장이 블랙야크I&C의 최대주주다. 지난해부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블랙야크I&C는 코스닥시장 직접 상장 대신 스팩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을 택했다.

조선비즈

블랙야크 안전화. /블랙야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래에셋비전스팩1호(미래에셋비전기업인수목적1호)는 2022년 4월 공모로 117억 원을 모으며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미래에셋증권과 KDB대우증권 합병으로 탄생한 미래에셋대우가 2021년 3월 미래에셋증권으로 이름을 바꾸고 처음 선보인 스팩이다. 스팩은 비상장법인과의 합병이 유일한 사업 목적인 페이퍼 컴퍼니로, 상장 후 3년 안에 다른 기업과 합병하지 못하면 청산된다. 미래에셋비전스팩1호가 상장 후 2년이 지나서야 합병에 나선 만큼 이번이 유일한 합병 기회로 관측된다.

블랙야크I&C는 지난달 14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미래에셋비전스팩1호와의 합병 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비상장사인 블랙야크I&C가 상장법인인 미래에셋비전스팩1호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블랙야크I&C와 미래에셋비전스팩1호의 합병 비율은 1대 0.5227657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미래에셋비전스팩1호가 소멸되고 블랙야크I&C가 존속법인으로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합병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신주는 오는 12월 12일 상장 예정이다. 합병 후 시가총액은 99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블랙야크I&C는 산업용 안전화, 안전복, 안전용품 등을 만들어 블랙야크에 납품한다. 강태선 회장의 장남과 차녀가 지분 대부분을 갖고 있다. 상장 심사 신청서 제출일 기준, 강준석 BYN블랙야크그룹 사장이 블랙야크I&C 지분 65.15%를 가진 최대주주(특수관계인 1인 포함 93.28%)다. 합병 완료 시 강준석 사장의 최대주주 지분율(특수관계인 포함)은 80.90%로 낮아진다.

블랙야크I&C는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증권을 상장 주선인으로 선정하고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했다. 2014년부터 블랙야크I&C 대표이사를 맡았던 강 사장은 김태효 전무에게 대표이사직을 넘기고 물러났다. 현재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 중이다. 블랙야크I&C는 5월엔 상장 후 유통 주식 수를 늘리기 위해 액면가 100원으로 주식분할을 시행했다.

블랙야크I&C의 실적은 산업용 작업복(워크웨어)이 패션 트렌드가 되면서 좋아지는 추세다. 2023년 매출은 352억 원, 영업이익은 80억 원으로, 적자 상태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다른 회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탄한 편이다. 스팩 합병 실적을 내야 하는 주관사 미래에셋증권의 제안으로 스팩 합병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비즈

미래에셋증권 본사. /김남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래에셋은 미래에셋비전스팩1호를 상장시킨 후 지난달까지 7개 스팩을 상장시켰다. 미래에셋대우 시절엔 스팩에 ‘미래에셋대우스팩’이란 이름을 붙였으나, 이후 ‘미래에셋비전스팩’, ‘미래에셋드림스팩’으로 명칭을 바꿨다. 미래에셋비전스팩은 1~6호가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고, 7호는 상장 예비 심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상장한 미래에셋드림스팩1호는 공모액 700억 원 규모의 대형 스팩이다. 아직 합병 임무를 완료한 스팩은 없다.

미래에셋비전스팩1호가 나름의 상징성을 갖고 있는 만큼 IPO본부가 합병 대상 물색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대우의 마지막 스팩이었던 미래에셋대우스팩5호는 가이아코퍼레이션과의 합병이 취소되면서 지난해 5월 상장폐지됐다.

김남희 기자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