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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아이 머리 밀어넣었다 뺐다 강제 입수”...中어린이 ‘악마훈련’ 학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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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강제로 아이의 옷자락을 잡고 아이 머리를 물속으로 밀어 넣었다 뺐다 하는 교관. /더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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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군대식 훈련 캠프에서 어린이를 물속에 집어 담그는 등 과도한 훈련을 시켜 아동학대 논란이 일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북 남부의 한 군대식 훈련 캠프에서 어린이들을 강제 입수시키는 훈련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는 이 캠프를 ‘악마 훈련’이라고 지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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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아이의 옷자락을 잡고는 머리를 물속으로 밀어 넣었다 뺐다 하는 교관./더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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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11살짜리 아이가 손이 등 뒤로 묶인 채 물 속에서 수영을 하는 모슴이 담겨 있다. 어린이가 허우적거리며 수영을 하자, 군인 모자를 쓴 한 남성이 “더 빨리, 더 빨리”라고 소리치며 강제로 아이의 옷자락을 잡고는 머리를 물속으로 밀어 넣었다 뺐다를 반복했다. 해당 영상은 작년 6월 촬영됐다.

2018년부터 매년 열린 이 캠프는 500~600명의 어린이가 참가하며, 비용은 체류 기간에 따라 2000~7000위안(약 38만~133만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일자 캠프 담당자는 “많은 아이들이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을 두려워하며, 영상 속 아이는 어느 정도 소심한 모습을 보였다”고 현지 매체에 전했다. 이어 “해당 훈련은 훈련생이 심리적 장벽을 극복하고 수영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이라고 했다.

캠프 측은 “달리기, 빨래, 어머니에게 감사하기 등 강의를 하고 있으며 부모들은 자녀들을 이 캠프에 보내 강한 성격, 의지력, 좋은 생활 습관을 기르도록 한다”고 했다.

아이들의 안전도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캠프 측에 따르면 수영장은 약 90㎝ 깊이로 익사나 질식할 위험이 없다. 또한 늘 수영장을 소독해 깨끗하고 좋은 물을 채우며, 모든 훈련은 부모들이 볼 수 있도록 실시간 중계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 심리 치료사는 이 매체에 “이러한 방법은 아이들에게 오히려 심리적 상처를 남길 수 있다”며 “아이가 좌절과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낮다면 이런 접근 방식은 회복력을 기르기 보다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본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이것은 순전히 아이에 대한 고문’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다른 네티즌들은 ‘아이들이 어떻게 고생 없이 제대로 자랄 수 있겠느냐’며 훈련을 지지했다.

이런 캠프들은 과거 중국에서 지속돼 왔지만, 논란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2018년 중국 동부 산둥성의 군사훈련학교에서 13세 소년이 직원에게 제압당한 뒤 질식사했다. 2017년엔 중국 중부 후베이성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무거운 짐을 지고 일을 하고, 난방이 되지 않는 창고 바닥에서 잠을 자는 등 27년간 지속돼 온 ‘성인 의식’ 전통이 알려지면서 비난받기도 했다.

[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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