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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무료배달 무한경쟁…이 혜택 '0원'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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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주 "수수료 부담"에 '배민1 플러스' 보이콧
출혈 경쟁속 음식 상승 우려 "결국 소비자 피해"

머니투데이

주요 배달앱 월간이용자수(MAU) 추이/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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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의 '무료배달' 경쟁이 승자를 찾아볼 수 없는 힘겨루기로 흐르는 양상이다. 소상공인은 값비싼 수수료, 플랫폼은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다. 당장은 배달료 부담 완화를 반기는 소비자들도 머지않아 음식값 인상을 마주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음식점주들로 이뤄진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전국 사장님 모임(공사모)'은 지난 21일 하루 동안 배달의민족(배민) 앱에서 '배민1플러스' 주문을 받지 않는 보이콧을 진행했다.

배민의 기존 정액형 요금제(가게배달)는 플랫폼 노출 대가로 점주가 월 8만8000원(부가세 포함)을 내고, 라이더는 점주가 자체 수급한다. 배민1플러스(정률제)는 배민이 직접 라이더를 수급하고, 점주로부터 주문 1건당 중개수수료 6.8%와 배달비 등을 받는다. 점주는 둘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지만, 실상은 소비자들이 배민1플러스만 적용되는 무료배달을 선호하는 만큼 '울며 겨자 먹기'로 쓸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전체 수수료 규모가 비교적 저렴한 정액제를 선호하는 점주 입장에서는 건당 중개수수료를 내는 정률제 주문이 달갑지 않다.

음식점주의 불만은 무료배달 경쟁을 벌이는 배달 플랫폼 모두와 연관돼 있다. 특히 무료배달 경쟁을 주도하는 건 쿠팡이츠다. 쿠팡이츠는 '무료배달'을 올 3월 쿠팡 와우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개시했고,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라이더 확보'에도 앞서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 5월 쿠팡이츠 MAU(월간 활성이용자수)는 약 698만명으로 전년(약 348만명) 대비 100.6%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배민은 2181만명에서 2185만명으로 0.2% 증가하는 데 그쳤고, 요기요는 24.3% 감소한 559만명을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무료배달을 선호하면서 수수료 부담이 커진 자영업자로선 당장 따져 물을 곳이 플랫폼이다. 특히 배민은 정액제와 정률제를 모두 운영하는 탓에 보이콧 타깃이 됐다. 그러나 정률제만 운영하는 쿠팡이츠는 애초에 보이콧 대상도 되지 않았다. 더욱이 정률제 수수료율도 쿠팡이츠(9.8%)가 배민(6.8%)보다 높다. 배민이 억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는 이유다. 배민 관계자는 "정률제는 국내외 사업자들이 전반적으로 적용하는 제도이고, 경쟁사는 물론 해외 사업자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의 중개이용료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출혈 경쟁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고심한다. 때마침 쿠팡은 오는 8월부터 와우 멤버십 가격을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한다. 추가 재원 상당 부분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쿠팡플레이)와 배달 플랫폼 등에 투입될 전망이다. 쿠팡이츠가 표면적으로는 무료배달이지만 사실상 이용자가 일정 부분 가격을 지불한 것과 마찬가지다. 경쟁 플랫폼과 달리 라이더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을 지속할 수 있는 배경이다.

반면 배민은 현재까지 유료 멤버십이 없고 중개이용료가 국내 최저인 상황에서 '쩐의 전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결국 쿠팡이 승리해 유효 경쟁이 사라지고 자영업자들 부담이 더 커진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이 내야 할 음식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료배달 출혈 경쟁에 소비자들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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