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 부부 버킹엄 방문, 우의 과시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나루히토(왼쪽) 일본 천황이 25일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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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파이(乾杯)!”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일본어로 ‘건배’를 외치면서 일본 나루히토 일왕과 함께 잔을 부딪혔다. 지난 25일 영국 버킹엄궁에서 치러진 만찬에서다.
찰스 3세의 초청으로 나루히토 일왕 부부가 사흘간 영국을 국빈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찰스 3세는 탄생 50년을 맞은 일본 유명 캐릭터 헬로키티를 언급하며 “생일 축하한다”고 말하고,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명대사를 직접 읊는 등 유머 감각을 뽐내며 일본과의 친밀한 관계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BBC 등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런던에 도착한 일왕 부부는 마차를 타고 런던 더몰 거리를 행진한 뒤,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와 커밀라 해리스 왕비 부부의 환대를 받았다. 리시 수낙 총리와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도 자리했다.
이날 두 로열 패밀리의 만남에서 가장 화제가 된 건 찰스 3세의 어설픈 일본어 실력과 재치 있는 농담이었다. 먼저 그는 환영식 직후 만찬 중 일본어로 나루히토 일왕에게 “영국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일왕이 과거 옥스포드대에서 수학한 것을 고려한 인사말이었다.
찰스 3세는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명대사도 인용했다. 그는 1984년에 일왕과 영국 왕실의 여름 별장인 스코틀랜드 밸모럴 성에서 함께 낚시했던 추억을 소개하며 “요즘은 낚시에서 좀처럼 행운을 못 낚고 있다. ‘몽땅 다 잡고 말겠다(Gotta catch ‘em all)’는 포켓몬스터 대사가 내겐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찰스 3세는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에 참석하면서 처음 일본을 방문했고, 이후 왕세자 시절에만 네 차례 더 일본을 찾았다. 나루히토 일왕과 교류한 지는 40년이 넘는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찰스 3세가 ‘파트너십’이라는 표현을 여러 번 썼다고도 전했다. 올해 50주년을 맞은 ‘헬로 키티’를 언급하며 “생일 축하한다”라고도 했다고 한다. 헬로키티를 영국과 일본의 파트너십의 사례로 소개했다는 것이다. 헬로키티는 캐릭터 설정상 영국 런던 근교 출생이다. 최근 런던에선 헬로키티 50주년 기념 전시도 열렸다.
[김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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