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직장을 잃고 대리운전 일을 하던 중 심한 사고를 당했던 한부모 가정의 가장 A(48)씨가 청소년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랜드복지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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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자녀를 둔 A(48)씨는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다. 대학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던 A씨는 코로나가 시작되며 일자리를 잃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리운전 일에 뛰어든 A씨는 가정의 어려움도 맞닥뜨렸다. 2023년 2월 이혼한 A씨는 “배우자가 심한 우울증을 겪으면서 가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고,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A씨는 이혼과 동시에 배우자가 진 빚까지 떠안으며 안정적인 수입 없이 신용불량자가 됐다.
여느 때와 같이 대리운전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A씨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큰 사고까지 당했다. 택시비 절약을 위해 전동킥보드를 타고 가다가 넘어져 다리뼈가 15조각이 나는 심각한 상해를 입게 된 것이다.
A씨는 사고로 인해 돈을 벌 수 없게 되자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여의찮았다. 10년 넘게 탄 오래된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어서였다. A씨는 “생계를 위한 유일한 방법인 퀵 배달을 하기 위해서는 차량을 처분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결국 A씨는 회복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마약성 진통제를 맞아가며 퀵 배달에 나섰다. 그가 생계를 위해 나설 수밖에 없던 건 자녀 때문이기도 했다. A씨의 자녀는 부모의 이혼 과정에서 생긴 트라우마로 인해 ADHD 증상을 보였다.
A씨는 자신과 자녀의 치료비, 생계비 등 지원이 절실했지만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때, A씨가 다니던 병원의 사회복지사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이랜드복지재단에 지원을 의뢰한 것이다. 이랜드복지재단은 전국 단위 네트워크로 사각지대 위기 가정을 발굴하고, 상황 접수 후 3일 이내에 신속한 지원으로 일상 회복을 돕는 ‘SOS 위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랜드복지재단은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A씨를 위해 곧바로 생필품, 식료품 구입에 필요한 생계비 225만원을 지원했다.
도움은 단번에 그치지 않았다. A씨는 치료 후에도 발목 통증이 심해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 의심을 받았다.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신경성 통증이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150만원을 지출해야 했기에 A씨는 진단을 미루고 있었다. 이랜드복지재단은 다시 한번 A씨에게 총 330만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A씨가 쓴 감사 편지. /이랜드복지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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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동굴에 갇힌 이들 꺼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A씨는 자녀와 함께 치료에 전념하며 희망적인 새 삶을 그리게 됐다. 대학에서 영어강사로 일했던 능력을 살려 병원 치료 중에 만난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영어를 가르치는 재능 기부도 시작했다. A씨는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믿을 만한 어른이자, 전문교육을 진행해 주는 멘토가 되어 이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A씨는 “한 학생은 영어 시험에서 90점을 맞을 정도로 실력이 크게 늘었다”며 “아이들이 학업 성과뿐만 아니라 삶에서 뿌듯함을 느끼고, 희망을 발견한 것이 더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이어 “이랜드복지재단이 동굴 속에 있던 나를 꺼내준 것처럼 나도 누군가를 동굴에서 꺼내주는 삶을 살고 싶다”며 자신의 재능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삶을 실천하겠다고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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