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원 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지난 20일 서울 중구 국가위원회에서 열린 제13차 상임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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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지난주 국회 운영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태도 문제로 퇴장당한 데 대해 “국회가 구태를 벗어던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은 24일 열린 인권위 회의에서 다른 위원들이 김 상임위원이 국회에서 보인 태도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하자 ‘국회의원들이 문제였다’는 취지로 반박하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이날 열린 제12차 전원위원회에서는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과 김 상임위원 등이 출석한 지난 21일 국회 운영위 업무보고가 화두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국회 운영위 업무보고에서는 김 상임위원과 회의에 불참한 이충상 상임위원의 ‘막말성’ 발언에 대해 질의가 집중됐다. 김 상임위원은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을 향한 의원 질의에 “망발입니다”라고 끼어드는가 하면 정회시간에 송 위원장에게 고함을 쳐 위원장으로부터 퇴장 조치를 당했다.
인권위원들은 인권위 전원위에서 김 상임위원이 국회에서 보인 태도가 부적절했다고 꼬집었다. 원민경 비상임위원은 “퇴장 명령을 받으신 그 발언은 그동안 전원위에서 김 상임위원께서 하신 발언 수위의 10분의 1도 되지 않아 그동안 제가 이런 발언에 익숙해진 게 아닌가 돌아봤다”며 “국회에서 국민들에게 큰 실망과 근심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이 자리에서 사과 발언을 해달라”고 했다.
김 상임위원은 사과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운영위에 참석해 느낀 것은 국회가 구태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왜곡·조작·선전·선동의 전초전이라 할까. 그런 것을 일삼는 국회 속에서 사람의 인격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나쁜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회의 내내 성실하고 차분하게 답변했다”며 “망발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마디 한 것을 가지고 저를 쫓아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권위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한 말을 한 적도 없고, 그런 행위를 한 적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두환 국가인원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1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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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운영위에서 김 상임위원의 문제 발언은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을 상대로 질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신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재가가 나오지 않아 10개월째 인권위 장애차별조사1과장 임용이 미뤄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채용과 임명을 이유 없이 지체하거나 이충상·김용원, 반인권 독직 인권위원이라 생각되는 이런 분들을 임명하는 게 윤 대통령께서 혹시 인권위를 망가뜨리려고 작정하고 벌이는 일은 아닌가 의심된다”고 발언했다. 이에 송 위원장은 “그렇게까지 말씀드릴 수 없다”며 “다만 여러가지 가능성을 놓고 항상 생각을 해보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신 의원이 재차 묻자 김 상임위원은 송 위원장의 답변에 항의하며 “망발입니다”라고 끼어들었다.
김 상임위원의 갑작스러운 개입으로 논란이 벌어지고 회의가 정회되자 그는 송 위원장에게 “국가인권위를 망가뜨리기 위해서 인권위원을 임명했을 수도 있다니”라며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는 분이 인권위원장으로 앉아있냐”고 고함을 쳤다.
회의가 속개됐지만 야당 의원들은 김 상임위원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권위원장에게 소리 지르고 손가락질 하고, 여기가 싸움판이냐”며 “국회라는 신성한 공간에서 그 발언과 태도는 용납이 되지 않는다”며 퇴장을 요구했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김 상임위원은 “제가 좀 지나쳤던 것 같다. 사과드리겠다”고 답했다.
결국 박찬대 운영위원장은 “김 상임위원이 이 자리에 앉아서 더 이상 발언을 진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오늘 참석하지 못한 이 상임위원과 김 상임위원을 증인으로 채택해서 다시 충분히 이야기를 들을 시간을 갖는 게 적절하겠다”며 퇴장을 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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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6131848001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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