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필리 조선소 품은 한화…미국 에너지·방산 확실한 우군 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사진제공=한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화그룹이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한다. 선박 건조능력 퇴보가 고민인 미국 조선업에 세계 1위 한국의 조선 기술력을 입혀 새 수요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한화는 이번 인수를 발판으로 '에너지 수송(LNG 운반선)'과 '방산(군함)' 등 안보 영역에서 미국의 아픈 손가락인 조선업의 든든한 우군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새 시장 개척 이상의 효과가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지난 20일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Philly) 조선소 지분 100%를 1억 달러(한화 약 138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인수에는 그룹 계열사 중 방산 전자 및 IT 스마트 업체인 한화시스템과 상선·특수선 건조업체 한화오션이 참여한다.(기사 참조: [단독]한화오션, 美 필리조선소 인수 추진…세계 최대 방산 시장 공략)

필리 조선소는 노르웨이 석유·가스·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아커(Aker)의 미국 소재 자회사다. 1997년 미 해군 필라델피아 국영 조선소 부지에 설립됐다. '필리'는 필라델피아의 애칭이다.

이번 인수로 한화그룹은 미국 상선 및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미국은 연안무역법(Jones Act)을 통해 자국에서 건조된 선박으로만 미국 연안 운송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선은 물론 군함에도 이 법이 적용된다. 미국 조선소 인수가 현지 상선·방산 시장 진입을 위한 필수 조건인 이유다.

한화그룹은 필리 조선소 인수를 발판으로 우선 현지 상선 건조와 군함 정비·수리·분해조립(MRO) 시장을 파고들게 된다. 필리 조선소는 현재 미국에서 건조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컨테이너선 등 대형 상선 물량의 약 50% 점유하고 있다. 해양풍력설치선, 관공선 등 다양한 분야의 선박 건조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해군 수송함의 수리·개조 사업도 핵심 사업 영역이다. 그룹 관계자는 "필리 조선소가 현재 영위하는 사업에서 부터 차근차근 현지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룹은 필리 조선소에 세계 1위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을 더해 시장 장악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상선, 군함 건조능력을 겸비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전투함을 수출한 조선사이기도 하다. 한화시스템은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 관련 공조가 가능하다. 상선 및 함정 시스템 관련 스마트십 솔루션인 ECS(통합제어장치), IAS(선박 자동제어 시스템) 등 최고 수준의 해양시스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선 라인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 조선소를 통해 우선 상선과 MRO에서 시작할 현지 시장 진출은 LNG운반선 건조 부문으로도 영역을 넓힐 전망이다. 미국은 세계 1위 LNG 수출국이지만 현재 LNG운반선 건조능력을 갖춘 조선소가 전무한 상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미국에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LNG 물량이 늘어나며 LNG는 미국 에너지 안보의 핵심이 됐지만 자체적으로 LNG 운반선을 확보할 능력은 없는 셈이다. 한화그룹은 미국에서 생산된 LNG를 유럽에 공급하는 사업도 구상중인 만큼, 필리 조선소는 그룹 시장 확대는 물론 미국 에너지 안보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수 있다.

군함 건조로 사업 영역을 넓힐 여지도 있다. 미국 함정시장은 해군 함대 소요 대비 생산 공급 부족으로 함정 건조 설비 증설 수요가 있는 상황이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군함 건조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선 한국의 조선 경쟁력을 빌려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필리 조선소가 보유한 미국 내 최대 규모 도크는 향후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의 미국 함정시장 진입 시 함정 건조를 위한 사업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 인수를 통해 글로벌 선박 및 방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중동·동남아·유럽을 넘어 미국 시장까지 수출 영토를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