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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윤석열 정부 출범

윤석열 대통령은 왜 비상계엄 선포일로 '12월3일'을 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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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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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문을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밤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4.12.3/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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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사전에 준비됐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12월3일'을 택한 이유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최측근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12·3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이틀 전 경기 안산시의 한 롯데리아 매장으로 불러 "계엄이 있을 테니 준비하라"며 사전 모의했다. 노 전 사령관이 공작을 진행할 정보사 요원을 수개월 전부터 선발해 계엄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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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국빈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7일(현지시각)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서 싱가포르 국빈 방문을 위해 공군1호기로 향하고 있다. 2024.10.07./사진=뉴시스 /사진=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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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12월3일은 김건희 특검법 표결을 일주일 남긴 시점이었다. 당시 당원게시판 논란이 격화하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코너에 몰리자, 친한(친한동훈)계가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면서 당내 이탈표가 늘어나 단일대오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결국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로 김건희 특검법은 당초 예정보다 3일 이른 7일 재표결이 이뤄졌고, 재석 의원 300명중 찬성 198표, 반대 102표로 부결됐다. 여당 의원들은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당론 반대, 본회의장 퇴장을 결의하면서도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엔 참석했다. 결국 세 번째 발의된 김건희 특검법은 폐기됐다.

아울러 당시는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검찰이 명씨의 이른바 '황금폰'을 확보하는 것이 임박한 시기였다. 명씨가 윤 대통령·김건희 여사 등과 통화할 때 사용했던 '황금폰'엔 각종 통화 녹음과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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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후 공천을 대가로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 장소인 창원교도소로 가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2024.11.14/사진=뉴스1 /사진=(창원=뉴스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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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폰은 윤 대통령 부부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뿐 아니라 부적절한 대화 내용이 담겨 있을 수 있어 결정적인 증거물로 꼽힌다. 명씨는 당초 지난달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연락하는 과정에서 12월2일 황금폰을 민주당에 제출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박 의원이 접견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명씨는 지난 12일 창원지검에 황금폰을 제출했다.

12월3일은 민주당 주도로 감사원장과 서울 중앙지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보고된 직후이기도 하다.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소추안(탄핵안)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이번 정부 들어 야당의 '탄핵 공세'는 오랫동안 지속돼왔지만, 사상 초유의 감사원장과 서울중앙지검장 탄핵 추진에 윤 대통령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전언이다. 직전엔 야당 주도로 내년 예산안조차 감액돼 사실상 정부의 정상적 기능이 어려운 상태였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야당의 입법 독재가 사법 업무를 마비시키고 행정부마저 마비시켜 국정을 마비시키려는 반국가 행위라는 결론에 이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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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 탄핵 소추안 통과를 알리고 있다. 2024.12.5/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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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미국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직후 새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사실상 권력 공백기인 점을 고려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과거처럼 바이든 행정부와 윤 대통령이 긴밀하게 공조 중이었다면 비상계엄을 선뜻 선포하기 쉽지 않았을 거란 관측이다.

다만 12월3일 당일 한국을 공식 방문한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키르기즈공화국)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가졌고, 자파로프 대통령이 귀국하기도 전에 계엄을 선포했단 점에서 택일의 의문점은 남는다.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방한한 것은 2013년 이후 11년 만인데, 그의 방한 기간 중 계엄이 선포됐다. 키르기스스탄 대표단의 공식 방한 일정은 4일까지였다.

12월3일이 평일이었단 점에서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가결되기 비교적 쉬운 날을 고른 것도 의문이다. 실제로 국회의 의결로 2시간 만에 계엄이 해제됐다. 윤 대통령이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면 의원들이 지역구 등에 있는 주말을 기해 계엄을 발동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야당의 폭주를 경고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야권 일각에선 12월3일이 윤 대통령이 2022년 3월9일 대선에서 승리한 지 1000일 되는 날이란 점에서 이유를 찾는다. 노종면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6일 JTBC 유튜브에 출연해 "일본 기미가요에 숫자 2개가 나온다. 하나가 1000이고 하나가 8000"이라며 "지난 봄에 있었던 계엄 대비 훈련 작전명이 '충성 8000'이다. 우연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당선일로부터 1000일에 작전을 감행했다고 하니 소름이 돋는 상태"라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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