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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푸틴 방북, 6·25 이후 美 최대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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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등 美서 경고 잇달아

조선일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이 17일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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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에 대해 자유주의 진영이 일제히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양측의 군사적 밀착으로 북한의 무기가 지속적으로 러시아에 공급돼 우크라이나 전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을 우려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17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방문 자체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려하는 건 두 나라의 관계 심화”라고 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탄도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되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한반도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몇몇 상호주의적 조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러시아가 포탄 제공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 첨단 기술 등 유무형의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미 국무부도 대변인 성명에서 “북·러 군사 협력 심화는 한반도 평화·안정을 유지하고, 세계적 비확산 체제를 지지하고, 러시아의 잔혹한 침략에 맞서 자유·독립을 수호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지하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중대하게 우려할 흐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푸틴의 방북이 “우크라이나와 다른 지역에서 아무 처벌 없이 잔혹 행위가 자행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 인류 고통을 악화하고 평화와 정의로 가는 길을 험난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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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비 백악관 보좌관,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빅터 차 CSIS 석좌.


미국 조야(朝野)에서도 이번 방북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나왔다.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푸틴과 북한 김정은의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6·25 전쟁 이후 미국 국가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비핵화를 보류하고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거래를 방해하는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며 “다음 달 워싱턴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북한에 압박을 가하고, (북·러 밀착에서 소외된) 중국의 불만을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부 대변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18일 기자회견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러시아와 북한 간 물자 거래 문제를 포함해 우려를 갖고 주시하고 있다”면서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해 미국, 한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했다.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도 “일본의 안보 환경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북한에 기술적·군사적 도움을 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유럽연합(EU)과 나토도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피터 스타노 EU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VOA)에 “북한을 지지하는 러시아의 태도는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대한 진정한 우려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대한 북한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기회주의적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라며 “러시아와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와 유엔 헌장 위반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푸틴의 방북에 대해 “북한·이란·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에 얼마나 의존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 했다. 자국을 침공한 러시아에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은 푸틴을 겨냥해 “김정은과의 외로운 브로맨스”라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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