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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빅터 차 “아시아 ‘트럼프 귀환’에 더 걱정해야…1기때 보다 더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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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SIS 한국 석좌 기고

“일부 아시아 국가들 냉정한 태도…상황 성공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믿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 훨씬 더 큰 혼란 가져올 것”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직 조 바이든 대통령을 꺾고 재선할 경우, 아시아의에 미칠 영향이 아시아 국가들이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의 외교·안보·경제 정책 변화는 ‘트럼프 1기’ 때보다 훨씬 급격할 수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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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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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한국석좌는 26일 미 국제 외교 저널 포린어페어스에 ‘미국의 아시아 파트너들은 트럼프에 대해 충분히 걱정하지 않고 있다’는 제목의 글에서 “워싱턴DC의 아시아 국가들 대사관에선 대선 캠페인을 취재하고, 트럼프의 측근들을 파악하고 친분을 쌓기 위한 특별 부서를 설치하고 있다”며 “전직 트럼프 고위 관리, 유력 2기 내각 후보자들은 각종 아시아 국가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연사로 꼽힌다”고 했다.

그럼에도 “(한·일 등) 많은 아시아 국가의 정치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가능성에 대해 어느 정도 냉정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그 근거로 “(바이든 행정부 하인) 지난 4년 동안 미 의회는 동맹 강화, 공급망 다변화, 중국과의 경쟁으로부터 미국 시장 보호에 대해 초당적인 합의를 이뤘고, 아시아의 일부 지도자들은 합리적인 의원들이 ‘트럼프 2기’ 정책을 이끌기를 희망한다”며 “이들은 첫 임기 동안 변덕스러운 트럼프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관리했다고 생각하고 이번에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이러한 자신감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는 1기보다 아시아에 훨씬 더 큰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1기 때는 그의 급진적인 본능이 노련한 관료들의 존재로 인해 무뎌졌지만, 2기엔 이러한 인물들이 (행정부 내에)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가 재선할 경우 그의 극단적인 정책에 제동을 걸 관료들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1기 때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등은 트럼프의 충동적인 결정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 트럼프 행정부에서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이라고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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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구호인 '매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모자를 쓰고 연설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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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석좌는 “미국은 그간 오랫동안 아시아 지역에서 자유주의 질서를 지지해 온 자비로운 후원자였지만 트럼프 하에선 거래적으로 이기적인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아시아 국가들은 지금보다 더 자립적인 방위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 일본, 호주 등 미국과 가까운 동맹국들은 이런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트럼프 2기가 대처하기 더 어려운 이유는) 1기 때처럼 백악관 등에 비슷한 수준의 ‘대화 상대’가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는 첫 임기땐 이전 (정통) 공화당 행정부에서 일한 경험이 많은 정책 입안자들로 백악관 등을 채웠다. 그러나 이 베테랑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내각과 국가 안보팀을 구성할 때 경험과 전문성을 버리고 충성심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 2기의 한반도 정책에 대해선 “트럼프는 1기 때처럼 북한 김정은에게 ‘화염과 분노’를 퍼붓겠다고 위협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 같지는 않다”며 “대신 트럼프는 미국의 제재를 해제하는 대가로 김 위원장과 핵실험을 중단하는 ‘핵 동결’ 협상 식의 대북 접근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는 쉬운 승리를 좋아한다”며 “그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순항 미사일, 전술 핵무기 등 막대한 무기를 보유한 김정은을 무장 해제하지 않았음에도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승리’하고 무력화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위험한 ‘거래’는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차 석좌는 주장했다. 그는 “유럽과 아시아의 다른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려는 그의 욕망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며 “1990년 초 트럼프는 플레이보이 인터뷰에서 한국은 매우 부유하며 미군의 주둔으로 혜택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후 수십 년 동안 이 주장을 자주 반복해왔다”고 했다.

차 석좌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인 2004~2007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국장을 지내면서 6자 회담 차석대표 등 여러 임무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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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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