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
물가 5월 전망대로 둔화…"2% 수렴은 지켜봐야"
이창용 "기준금리는 금통위에서 독립적으로 결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에 전망했던 수준대로 향후 물가의 완만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독립적으로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8일 오후 한은 별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향후 물가는 최근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둔화를 감안할 때 지난 5월 전망과 부합하는 완만한 둔화 추세가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연간 물가상승률을 2.6%로, 하반기 물가상승률을 2.4%로 전망한 바 있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3.3%(전년 동기 대비)에서 올해 상반기(1~5월) 기준 2.9%로 0.4%포인트 낮아졌다. 농산물 가격·국제유가·환율 상승 영향으로 2~3월 중에는 3%를 웃돌았지만 농산물 가격 오름세가 둔화되면서 4월 2.9%, 5월 2.7%로 떨어졌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가격 제외) 상승률도 지난해 하반기 3%에서 올해 상반기 중 2.4%로 낮아졌다.
이 총재는 "지정학적 리스크, 기상여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물가가 목표치인 2%에 수렴해 나갈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국내 경제는 5월 전망에 대체로 부합하는 성장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기조적 물가 압력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 임금, 기대심리 등과 관련한 지표들도 둔화하거나 낮은 수준에서 움직였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국내 성장세가 올해 1분기 중 확대됐지만 물가 영향이 작은 순수출 증가에 상당 부분 기인했다. 소비 개선도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작지 않다"면서 "성장률 확대에 따른 추가적인 물가 압력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1년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완만한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물가 목표인 2% 부근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에 한 발짝 가까워졌다고 봐도 되는지'라는 질문에 "물가가 5월 전망경로에 비슷한 수준으로 가고 있지만 완전히 목표 수준(2%)에 수렴했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답하기 어렵고 7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통위원들과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데이터도 좀 더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지난 16일 방송 인터뷰를 통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 데 대해서도 "서로 의견을 제시하고 교환하는 것을 막을 필요는 전혀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 발언은 '어떻게 하라'는 메시지가 아니고 하나의 의견을 주는 것"이라면서 "서로 다른 의견을 얼마든지 경청하는 것이 금융통화위원회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한은도 거꾸로 농산물 가격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여러 사람들이 기준금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다양한 측면에서 듣고 있다. 이게 한은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여러 의견을 주면 기준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 독립적으로 결정하겠다"고 역설했다.
아주경제=장선아 기자 sunris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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