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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30조원 잭팟 두근두근…팀코리아 '바라카 신화' 재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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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두번째 원전 수출 희망…유럽을 가다(上)

[편집자주] 윤석열정부 출범과 함께 복(復)원전 정책이 시작된 지 2년.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기 위한 '팀코리아'는 오는 7월 중앙유럽에서 수주전 낭보를 기다리고 있다. 일찌감치 한국과 프랑스를 놓고 원전 수출국을 저울질하는 체코, 방산같은 국가차원 협력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폴란드 등 원자로 수출지역인 중앙유럽은 물론, 발전설비와 SMR 등 다양한 분야에서 K-원전산업이 유럽진출을 노리고 있다. UAE에 이어 K-원전의 두번째 수출 후보 지역으로 급부상한 유럽을 찾아가봤다.



英원자력청 의장 "UAE에서 입증한 韓원전기술 신뢰…협업가능성"


머니투데이

사이먼 보언(Simon Bowen) 영국 원자력청(GB Nuclear) 의장이 지난달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원전 확대 계획을 설명했다. /사진=김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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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보언(Simon Bowen) 영국 원자력청(GB Nuclear, Great British Nuclear) 의장(Chair)이 한국 원전기술에 대해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건설공사는 지난 20년 간 가장 성공적인 원전 건설사례"라며 "한국 기술과 협업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밝혔다.

보언 의장은 지난달 영국 버밍엄에서 머니투데이와 단독인터뷰를 갖고 영국의 원자력확대 정책과 한국 원전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GBN은 영국 정부가 원전 재건설을 결정한 이후 민간 주도의 원전 건설 사업을 정부 주도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해 만든 기관이다. 영국의 신규 원전과 SMR(소형모듈원자로) 정책을 추진하는 GBN 최고 책임자가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정부는 2050년까지 24GW(기가와트) 규모의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필요 전력의 25%까지 원전으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국제사회가 탈탄소 전환에 속도를 내고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에너지안보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안정적인 기저전원인 원전을 택했다. 영국은 이에 따라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남서부 서머싯에 힝클리포인트C 원전을, 남동부 서퍽에 사이즈웰C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보언 의장은 "2030년대 초 가동하는 힝클리포인트가 3.2GW 전력을 공급하고 사이즈웰C까지 가동하면 8GW를 신규원전으로 공급한다"며 "남은 16GW 가운데 4GW규모의 (대형)원전 2개가 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각 원전마다 원자로 2개씩 총 4기를 건설하고 나머지 전력은 SMR을 통해 공급할 것이라는 게 사이먼 의장의 설명이다.

보언 의장은 한국형 원자로인 APR-1400을 포함한 다양한 원전기술과의 협력 가능성도 설명했다. 힝클리포인트와 사이즈웰에는 기존의 원자로와 동일한 프랑스 EDF(전력공사) 원자로가 들어가는데 다른 기술과 비교·시험을 통해 경쟁력을 검토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보언은 "지난 20년 동안 가장 성공적인 원자력 프로그램이 UAE 바라카 원전"이라며 "건설 비용과 속도는 아주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바라카 원전은 2009년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등 '팀코리아'가 따낸 우리나라 최초의 원전수출사례로 최근 4호기까지 상업운전에 돌입했다. 열악한 UAE 건설환경과 설계변경이 잦은 원전 건설 특성에도 '제때 정해진 예산(On Time, On Budget)' 공사를 성공하며 국제 원전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보언 의장은 "바라카 프로젝트의 경험과 성공을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힝클리포인트와 사이즈웰에서 나온 설계를 바탕으로 한전 등과 시공모델을 알아보고 공사기간, 비용, 모델 등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모든 것은 영국 소비자의 전기요금을 어떻게 낮출 것이냐는 맥락에서 설정돼야 한다"며 "다른 나라 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저탄소·저비용인 원전을 통해 넷제로와 에너지안보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MR 사업에 대해선 신중한 답변을 내놨다. 보언 의장은 "SMR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듈화'"라며 "모듈화를 통해 발전소 건설시간을 줄이고 가격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규제 준비 등 시간을 고려하면 2029년 최종 투자결정이 가능하고 건설에 4~6년 걸린다는 의견이다.


'바라카 신화' 팀코리아에 엄지 척…체코서 30조원 잭팟 터질까


머니투데이

체코 원자력발전 건설 입찰 개요/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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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원자로' 수출 신화를 다시 쓰기 위한 첫 격전지는 중앙 유럽의 체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팀코리아'는 다음달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전에서 사상 두번째 원전 수출 계약을 따내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팀코리아는 국제 원전 무대에서 가장 성공적 건설사례로 평가받는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건설 계약을 무기로 프랑스 EDF(전력공사)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17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체코 정부와 체코전력공사(CEZ)는 다음달 두코바니·테믈린 지역 1200MW 규모 원전 최대 4기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한수원과 프랑스 EDF,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을 경합했던 두코바니 원전 수주전은 현재 프랑스와 우리나라의 대결로 압축됐다.

이번 수주전에 성공하면 최대 30조원의 원전 수출계약을 따내는 것으로 우리나라로선 두번째 원자로 수출 실적을 거두게 된다. 아울러 폴란드와 네덜란드 등 신규 원전 건설을 결정한 나라 수주전에서도 '가점'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지역에서 만난 원전 업계 관계자들은 '팀코리아'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주저없이 "UAE 바라카 원전"이라고 답했다. 2009년 UAE 수도 서쪽 270㎞ 지역인 바라카에 원전 4기를 지은 이 공사는 제때, 정해진 예산을 준수한 유례없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통상 원전 건설은 잦은 설계, 사정 변경 등으로 공사비가 늘어나는 데다 공사기간을 못 지키는 일이 많다. 실제로 영국이 현재 건설 중인 힝클리포인트C 원전은 투자자로 참여한 중국 광핵집단유한공사(CGN)가 추가 사업비 상승분에 대한 부담을 중단하면서 130억유로 손실이 발생한 상태다. 조단위 사업손실에 대한 책임문제로 인해 공사 준공 일정도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라카 원전은 유럽보다 열악한 UAE 사막 한가운데 원전을 건설하면서도 대규모 초과 예산없이 제때 공사를 마친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마지막 신규 원자로인 바라카 4호기가 상업운전에 들어가면서 성공적인 프로젝트에 마침표를 찍었다. UAE 정부는 이에 대한 감사로 고액권인 1000디르함(약 37만원) 지폐에 바라카 원전 전경을 새겨넣기도 했다.

한수원 역시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에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체코를 방문해 체코 산업부 장관이자 신규 원전건설 상임위원장인 요제프 시켈라(Jozef Sikela) 장관을 면담,'준비된 한수원, 주어진 예산으로 적기에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한수원, 체코의 최적 파트너 한수원'을 강조했다.

이어 13일에는 체코 현지 언론 대상 미디어브리핑을 진행하고 14일에는 원전 건설지역 인근 트레비치 아이스하키팀과의 추가 후원계약을 체결하며 지역 언론·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했다. 12~13일 이틀간 체코공대에 한수원의 원자로 APR1000 노심시물레이터를 전시하고 원전 운영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공동개발 등에도 합의했다.

황주호 사장은 "한수원은 탁월한 건설역량 및 사업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체코 신규원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밍엄(영국)=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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