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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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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남중국해 외국인 구금' 천명 후 필리핀과 분쟁해역 첫 충돌(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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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필리핀, 보급선·고무보트 불법 파견…해경, 승선·퇴거"…필리핀 "기만적 주장"

연합뉴스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인근에 좌초한 필리핀 선박 BRP 시에라 마드레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방콕=연합뉴스) 정성조 강종훈 특파원 = 중국과 필리핀 선박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인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인근에서 또다시 충돌,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남중국해에 진입하는 외국인을 구금하기로 한 중국이 방침 천명 후 분쟁 해역에서 처음으로 필리핀과 공개적으로 충돌한 것이라 후폭풍 여부가 주목된다.

중국은 이번 충돌에 대해 필리핀 보급선이 '불법 침입'해 중국 선박과 충돌했다고 주장했고, 필리핀은 중국 선박이 자국 해역에서 불법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해경은 17일 오전 7시(이하 중국시간)께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필리핀 보급선 1척이 중국 난사(南沙) 군도(스프래틀리 군도·필리핀명 칼라얀 군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 인근 해역에 불법 침입했다"며 "중국 해경은 법에 따라 필리핀 선박에 통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해경은 "(오전) 5시 59분 필리핀 선박은 중국의 거듭된 엄정한 경고를 무시하고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을 위반한 채 정상 항행하는 중국 선박에 비전문적 방식으로, 고의로, 위험하게 접근해 충돌 발생을 유발했다"며 "책임은 완전히 필리핀에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날 오후 조금 더 상세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간위 중국 해경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발표한 담화문에서 "필리핀이 약속을 어기고 보급선 한 척과 고무보트 두 척을 보내 난사군도 런아이자오 인근 해역에 불법 진입, 불법으로 '좌초된' 군함에 물자를 운송하려 했다"며 "이 동안 필리핀 보급선은 위험하게 접근하고, 의도적으로 중국의 정상 항행 선박에 부딪쳤다"고 했다.

간 대변인은 "중국 해경은 필리핀 함정에 대해 법에 따라 경고·차단과 승선·검사, 강제 퇴거 등 통제 조치를 취했고, 처치는 합리적·합법적·전문적이었다"며 "우리는 필리핀에 어떤 형식의 권익 침해·도발도 부질없음을 다시금 통고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해경은 이날 양국 충돌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 여부나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해경은 15일 실시한 규정에서 중국이 자기 해역이라 간주하는 곳을 떠나지 않는 모든 외국 선박에 '치명적인 힘'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했는데, 오늘 오전 발생한 필리핀 선박 충돌 같은 상황에서 치명적인 힘을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즉답 없이 "현장의 작전은 자제력 있고 합리적·합법적이었다"고만 말했다.

필리핀은 중국 설명이 "기만적이고 사실을 호도하는 주장"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군은 이날 성명에서 "가장 큰 문제는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선박 불법 배치와 활동으로 중국이 우리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중국 해경의 계속되는 공격적 행동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필리핀 역시 "우리 EEZ 내에서의 합법적인 인도주의적 교대, 보급 작전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은 논하지 않겠다"며 이번 충돌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중국이 지난 15일부터 남중국해에 진입하는 외국인을 구금한다는 방침을 일방적으로 강행 중인 속에 필리핀은 이를 무시하기로 하면서 양측간 충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어났다.

필리핀은 지난 1999년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상륙함 'BRP 시에라 마드레'를 좌초시킨 뒤 이 배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있다.

이에 중국은 필리핀이 해당 암초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맞서면서 해병대원들에게 보급품과 건축 자재를 전달하려는 필리핀 해경선을 향해 물대포를 쏘며 저지해왔다.

지난달 19일에는 병사를 후송하려던 필리핀 해경 고무보트를 중국 해경이 물대포로 공격하고 고무보트로 들이받는가 하면, 필리핀군 병력이 중국 해경선에 총을 겨눈 것으로 알려지는 등 양국은 물리적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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