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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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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나노 고객 확보 비상”… 삼성 파운드리, 수율·전력효율 문제로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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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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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글로벌 팹리스(반도체설계)·IT 기업들이 3나노를 주력 공정으로 채택하기 시작할 예정이다. 대다수 기업들이 TSMC에 물량을 맡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3나노 공정 수율과 전력효율성 측면에서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제품이 TSMC 대비 열세를 보여 초반 승기를 빼앗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AMD, 인텔, 퀄컴, 미디어텍, 애플, 구글 등 7곳의 기업이 TSMC 3나노 공정을 우선 도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차세대 칩 물량 유치를 위해 오랜 기간 공들여왔던 구글, 퀄컴이 저울질 끝에 TSMC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의 텐서 프로세서는 4세대 제품까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 물량을 맡겼지만 3나노 공정이 도입되는 5세대 제품부터는 TSMC 팹(공장)을 활용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삼성 파운드리사업부가 사활을 걸었던 퀄컴 스냅드래곤 8세대 4 제품도 TSMC에 초도 물량을 위탁 생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 양산을 선언한 지 이미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22년 6월 업계 최초로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적용해 양산을 시작했지만, 3나노 1세대 공정인 N3 노드(SF3E)가 기대 이하의 수율과 성능을 보이면서 암호화폐 채굴용 칩과 같은 틈새 시장에서만 채택돼 왔다. 이후 자체 개발한 삼성 시스템LSI 사업부의 엑시노스 2500도 삼성 파운드리 3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됐지만 수율이 기대 이하에 머무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 파운드리 3나노 공정의 가장 큰 문제로 저조한 수율과 전력효율성을 꼽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선단 반도체 공정의 주요 격전지로 떠오른 전력소모와 발열 문제를 제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TSMC 대비 10~20% 낮은 지표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바일, 서버 등 주요 시장에서 AI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칩의 전력효율성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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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캠퍼스 파운드리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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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로벌 대형 파운드리 업체 관계자는 “대형 고객사들이 TSMC를 택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최선단 공정에서 양사가 내놓는 칩의 전력효율성이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라며 “TSMC가 3나노 칩 생산 비용을 5나노에 비해 25% 이상 인상하면서 삼성보다 생산 단가가 높아졌지만 TSMC를 선택하는 건 칩의 성능 차이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발열 제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관계자는 “반도체의 발열 문제는 지난 20년 동안 최첨단 칩 제조사들의 난관이었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가 열리면서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가 됐다”며 “모바일 칩의 경우 발열은 스마트폰의 전체 구조를 붕괴시킬 정도로 리스크가 크고, 서버용 칩 역시 하나의 서버랙에서 발생한 발열이 들불처럼 번져서 서버 전체에 과부하를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파운드리 회사의 발열 제어 공정 노하우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도 점점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점유율은 11%로 지난해 4분기(11.3%)보다 소폭 하락했다. 반면 TSMC는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점유율이 61.2%에서 61.7%로 증가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부터 파운드리 업계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후면전력공급(BSPDN)’ 기술을 도입해 전력효율성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는 당초 2027년 이후로 예정됐던 상용화 시점을 앞당겨 2나노 공정 양산이 시작되는 내년이나 2026년부터 해당 기술을 본격 도입하기로 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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