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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일본, 엔저 탓 방위비 30% 증발…F-35 추가도입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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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로 2027년까지 43조 엔 확보
美달러 환산 시 30% 소실
F-35 A 가격 21% 더 오를 판
이지스함 1대당 가격 63% 폭등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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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가 일본 경제와 시민 생활에 부담을 주는 것을 넘어 안보에도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 2023~2027년 사이 총 43조 엔(약 377조 원)의 방위비를 책정했던 일본이 이례적인 엔저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추가 도입을 추진 중인 록히드마틴의 F-35 스텔스기의 값이 최대 21% 올랐다. 도입 장비의 축소 또는 방위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이어졌다.

1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 동안 책정된 일본 방위성의 방위비 총액은 43조 엔(약 377조 원)이다. 그러나 이를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엔저로 인해 약 30%가 소실된다.

5년 방위비 예산을 수립한 2022년 하반기와 비교하면 엔화 가치가 달러당 약 40% 가까이 하락했다.

당시 일본 방위성은 방위비 예산을 책정하며 엔화가치의 하락을 예상했다. 첫해인 2023년 달러당 137엔을 예상했고, 이후 2024~2027년 4년분 방위비는 최근 5년간 평균치(달러당 108엔)로 기준을 삼았다. 그러나 이는 오산이었다. 1년 6개월 뒤 엔ㆍ달러 환율이 한때 160엔을 돌파하는 등 엔저가 한층 가속화하면서 결국 방위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022년 당시 방위비 수립은 중국의 군사력 강화를 대비한 전략이었다. 지난 50년 사이 일본 총생산(GDP) 대비 1%로 제한했던 방위비 규정을 이때 넘어서기도 했다. 예산 대부분이 해군함정과 초계기, 해군 전투기에 집중된 것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GDP 대비 1% 수준의 방위비를 단계적으로 늘려 2027년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의 기준치인 2%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에 따라 사업 예산을 책정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엔저 현상이 지속하면서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도입 장비의 축소 또는 증세를 통한 방위사업비 재책정 등이 해결책으로 거론된다.

2월 방위성 회의에서는 “환율 변동을 고려하면 43조 엔의 예산으로 방위력을 강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방위비를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일본 방위성이 추진 중인 군사력 강화 전략 대부분이 5세대 전투기를 비롯해 이지스함과 해상 초계기ㆍ잠수함 추가 도입 등이 포함돼 있다. 때에 따라 장비 전체를 수입에 의존하거나 핵심 장비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엔저에 따른 영향은 고스란히 장비 도입비용의 증가로 이어졌다.

특히 5세대 전투기로 분류되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 A의 경우 취득 계획 당시에는 1기당 116억 엔으로 계획했으나 현재 엔저로 인해 도입 가격은 140억 엔으로 약 21%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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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여파로 인해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 도입 비용도 최대 63% 수준 증가했다. 도입규모의 축소 또는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진은 일본 이지스함 마야호 취역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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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함 역시 도입 계획 당시에는 1척당 2400억 엔을 염두에 뒀으나 현재 가격은 3920억 엔으로 63% 폭등했다. 이지스 핵심 시스템의 수입 가격은 물론, 자체 제작 장비 역시 수입원가 상승 등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위비 추가 확보를 위해 일본 내각은 법인세와 소득세, 담뱃세 등 세 가지 항목을 여러 해에 걸쳐 증세할 방침도 검토 중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다만 증세가 결정돼도 개시 시점 등을 결정하는 게 쉽지 않다.

작년 11월 예산위원회에 출석했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야당의 “방위비 예산이 43조 엔을 넘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43조 엔은)필요한 방위력을 확보하기 위해 준비한 예산이고, 이는 정확한 숫자다”라며 “짜인 43조 엔의 범위에서 방위력 강화를 진행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증세 전망을 일축했다.

[이투데이/김준형 기자 (junio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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