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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기술 유출'에 입장문…LS전선 "막대한 피해" vs 대한전선 "피의자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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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건축사사무소 입건해 수사중

LS "위법 확인되면 민형사상 법적 조치"

대한 "이미 관련 기술 보유" 강조

같은 건축사사무소가 해저케이블 공장의 건축 설계를 맡아 '기술 유출' 의혹이 제기된 LS전선과 대한전선이 경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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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과 대한전선은 이 사건과 관련해 설명자료와 입장문을 내고 각사의 입장과 현재 상황 등을 설명했다.

LS전선은 기술 유출 사건과 관련해 문제점과 피해상황 등을 밝혔다. 해저케이블 공장구조와 관련해 "구조와 설비 배치 등은 일반적으로 공개되는 정보가 아니며 해외 5개사도 핵심적인 기술로 관리한다"며 "공장 외형에 대한 설계는 일반 건축설계 회사라면 어디든 할 수 있는 것인데, 해저케이블 공장의 설계는 특수 설비의 하중, 배치, 수량 등을 포함하기 때문에 경쟁사의 공장을 설계하게 되면 기술 유출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 수사를 받게 된 건축사사무소에 대해선 "2008~2023년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1~4동)의 건축 설계를 담당한 업체"라며 "해당 건축사는 LS전선의 각 공장이 어떤 실패를 어떻게 극복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변경되고 발전해 왔는지 등에 대한 모든 히스토리와 노하우를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축사사무소가 경쟁사인 대한전선에 기술자료를 넘겼을 가능성에 대해선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경쟁사와 거래를 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수사상황을 예의주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LS전선이 자료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주요 설비는 LS전선이 설계하고 자체 제작해 설비 제작업체와 건축사사무소 외에는 알 수 없다"며 "LS전선은 해당 건축사사무소와 계약시 비밀유지의무에 관한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했고 해당 용역 과정에서 발생되는 일체의 자료 전부가 기밀사항임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피해 규모에 대해선 "LS전선은 약 20년간 해저케이블 공장과 연구·개발(R&D) 등에 약 1조원을 투자해, 기술 유출이 사실일 경우 회복이 어려운 손해를 입어 피해가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며 "향후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관련 업체에 대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한전선도 입장문을 통해 기술 유출 의혹에 대해 자세히 해명했다. "대한전선은 현재 기술 유출 혐의로 피의자로 특정되거나 관련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며 "해저케이블 공장 현장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피의자인 건축사사무소의 혐의 입증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정경쟁입찰 방식을 통해서 다수의 건축 설계업체 중 해당 업체를 선정했다"고 설명하며 "해당 업체는 건축물과 유틸리티의 설계 도서 작성 용역을 수행하는 회사로써, 케이블 설비 및 제조 기술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건축사사무소가 설계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해저 1공장에 대해선 "공장의 레이아웃은 2016년 이후 해저케이블을 생산하며 쌓아온 기술적 노하우를 접목해 자체 설계해 배치한 것"이라며 "고압급 해저케이블과 고전압해저케이블(HVDC)을 생산할 2공장의 경우에는 아직 부지 확정 전으로 설계 도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며 유럽 최대의 케이블 설비 업체인 M사의 프로그램(케이블 생산 설비 레이아웃 관련 엔지니어링 서비스)을 구입해 활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대한전선은 "약 9400억원의 투자금을 예상하고 제1공장과 2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해저케이블 포설선도 완비해 생산 및 시공 전 분야의 토탈 솔루션 제공을 위해 전 임직원이 합심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회사의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뿐 아니라 국가의 산업 경쟁력 확대에도 기여하고자 함"이라고도 강조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A건축사사무소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해당 사무소는 2008~2023년 LS전선의 HVDC 공장의 건축 설계를 담당해오다 LS전선의 경쟁사인 대한전선의 해저케이블 1공장 건설에 참여했다. 이 공장은 충남 당진시 아산국가단지 고대지구에 세워졌고 지난 3일부터 가동됐다. 경찰은 이 건축사사무소가 LS전선 공장의 건축을 설계할 때 확보한 해저 케이블 관련 기술들을 대한전선의 공장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유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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