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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軍, 이달부터 접경지서 포사격 훈련 재개…확성기 방송은 北 도발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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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해병대 K-9 자주포 해상사격이 9·19 효력 정지 후 첫 훈련될 듯

"대북 확성기, 수 시간 내 방송할 수 있도록 준비돼…北 상황 따라 시행"

뉴스1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이날 국무회의를 통해 심의·의결된 9·19 남북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안과 관련해 국방부의 향후 방침을 밝히고 있다. 2024.6.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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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군 당국이 정부의 9·19 남북군사합의 전체 효력 정지에 따라 군사분계선(MDL)과 서북도서 일대에서 전차·자주포 등을 동원한 대규모 실기동·포병사격 훈련을 재개한다. 대북 확성기는 언제든 방송을 재개할 수 있도록 대비태세를 갖추고 북한의 도발 양상과 수위를 따져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9·19 합의 전부 효력정지안을 심의·의결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면서 2018년 9·19합의로 인해 약 6년 동안 제약을 받아온 군사 조치들의 족쇄가 풀리게 됐다.

조창래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4일 오후 3시부로 남북 간의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를 결정했다"라면서 MDL, 서북도서 일대에서 우리 군의 모든 군사활동이 정상적으로 복원된다고 전했다.

육군은 우선 MDL 5㎞ 이내에서의 연대급 대규모 실기동 및 포병사격 훈련을 위한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MDL 5㎞ 이내에 위치한 2~3개의 사격장에서 훈련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직후 9·19 합의 중 비행금지구역의 효력이 이미 정지돼, 육군 군단급 무인기가 전방 지역에 투입되는 정찰임무는 복원된 상태다.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에 주둔 중인 해병대 전력은 그동안 9·19합의 때문에 해상 사격훈련을 할 수 없었지만, 지난 1월 5일 북한 포사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K-9 자주포 등의 사격훈련을 재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이달 중 이 일대에서 K-9 자주포 등을 동원한 사격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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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우리 군 초소와 북한 군 초소. 2024.6.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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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백령도 서방, 강원도 고성 동방 등 북방한계선(NLL) 일대 두 곳의 해상에서 해군 고속정과 경비함 등 소규모 함정의 기동 및 포사격도 재개될 수 있다.

군 당국은 이들 지역에서 실기동 및 사격 훈련을 하면 그동안 9·19합의 제약으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했던 훈련보다 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사대비 면에선 자기 (부대) 작전 지역에서 (훈련을)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군은 주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사전에 협조를 구해 훈련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공군이 전투기를 동원해 공대지 사격을 하는 훈련장 중에선 경기도 포천 승진훈련장이 가장 북쪽에 있는 곳이기 때문에 9·19 합의 전체 효력 정지에 따라 훈련 장소가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9·19 합의 전체 효력 정지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 전단 살포, 전광판 설치 등 대북 심리전을 다시 펼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대북 확성기는 MDL 일대에서 북한을 향해 한국 노래, 한국의 발전된 생활 모습 등을 방송하는 설비다. 방송은 북측으로 약 30㎞ 거리의 지역까지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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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확성기 모습. 2018.4.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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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대북 확성기는 최전방 지역 24곳에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었고, 기동식은 16대가 있었다. 이후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에 따라 고정식은 철거돼 창고에 보관 중이고, 기동식은 인근 부대에 주차돼 있다.

고정형은 전원 연결과 고정 작업 등에 수 시간에서 며칠이 소요되지만, 기동형으론 스피커를 탑재한 채 군사분계선(MDL) 인근 도로로 이동해 바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비가 기능발휘되는지 준비한 상태"라면서 "수 시간 내에 바로 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시행 시기는 북한 상황에 따라서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북한의 특정 상황을 상정해서 확성기 방송을 한다고 미리 말씀드리기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북한은 과거 접경지역 군인들을 비롯해 인근 주민들이 심리적으로 동요해 탈북하는 현상이 반복되자 대북 확성기에 예민하게 반응해 왔다.

이에 따라 과거 북한이 국지전 또는 전면전 수준으로 위협 수위를 끌어올릴 때 남한의 확성기를 이용한 대북 심리전을 이유로 든 만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시 북한의 반발 수위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9·19 합의 전체 효력 정지로 인해 오히려 한반도 위기가 조장될 수 있단 우려엔 "9·19 합의를 했다고 해서 북한이 도발을 안 하는 게 아니다"라며 "9·19 합의 전부 효력 정지를 통해 좀 더 접경지를 포함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킬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갖추는 게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것을 예방하는 측면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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