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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정부, 9·19합의 전체효력 정지…확성기·전방훈련 다 풀린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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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무회의 열고 군사합의 효력정지 의결

효력정지 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가능해져

군사분계선 5㎞ 내 실사격훈련도 실시될 전망

뉴시스

[파주=뉴시스] 황준선 기자 = 3일 경기 파주시 자유로에서 바라본 북한 초소에서 북한군이 근무를 서고 있다. 정부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김강일 국방성 부상 명의 담화에서 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2024.06.03. hw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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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정부가 3일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대북 확성기 뿐만 아니라 전방 실사격훈련도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북 방송의 경우 현재 군이 대북 확성기 재개 등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만큼, 정부가 결정만 한다면 수일 내라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대북심리 수단 '대북 확성기' 재개 수순


국가안보실은 이날 오전 김태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주재로 NSC 실무조정회의를 열고 '9·19 남북군사합의' 전체 효력정지 안건을 4일 국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다만 대북 확성기 재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북 방송은 국회 의결 사안이 아니라 대통령이 결심하면 곧바로 재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가 우선 진행돼야 한다. 효력정지는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가능하다.

정부가 오는 4일 국무회의 안건으로 군사합의 효력정지를 상정한 만큼, 앞으로 북한이 또 한번 도발을 하면 언제든 대북 방송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북 방송는 북한의 체제를 흔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심리전 수단으로 꼽힌다. 특히 지금과 같이 북한 주민들이 한국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시기에 대북 방송은 북한 체제 유지에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지난 2일 밤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차관) 담화에서 "국경너머로 휴지장을 살포하는 행동을 잠정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대북 확성기 재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대북 확성기는 강원·경기도 접경지역에 고정식 10여개, 이동식 장비 40여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짧게는 10km, 길게는 20~30km 떨어진 거리에서도 청취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 군은 정부가 결정하면 당장 기동 확성기 차량을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배치하는 등 대북 방송 재개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즉각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준비와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위해) 풀어야 할 절차들에 대해서는 정부기관 간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군은 임무가 부여되면 시행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지난 1963년 박정희 정부 때 시작됐다. 40여년간 이어가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남북 군사합의로 중단됐다.

이후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 천안함 피격 도발(2010년)과 지뢰 도발(2015년), 북한의 4차 핵실험(2016년) 등 북한이 강력한 도발을 감행할 때 일시적으로 재개된 바 있다.

남북은 지난 2018년 4월 '4·27판문점선언'을 통해 "MDL 일대의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들을 중지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후 양측은 관련 시설을 모두 철수했다. 군은 2018년 철거 직전까지 최전방 경계부대(GOP) 일대 전방 지역 10여 곳에 고정식-이동식 확성기 40여대가 설치 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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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북한이 서해상에서 포병사격을 실시해 연평도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5일 서북도서부대 K-9자주포가 백령도에서 해상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4.01.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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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적지역 사격 등 전방훈련 가능해져


정부가 4일 국무회의를 통해 9·19 군사합의를 의결하면 그동안 불가능했던 접적지역에서의 실사격훈련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9·19 군사합의에는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각종 군사연습 중지 ▲MDL 기준 비행금지 구역 설정 ▲동·서해 완충수역 일대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 중지 ▲MDL로부터 5㎞ 내 포병 사격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 전면 중지 등이 담겨있다.

군은 특히 MDL 5km 내 포병 사격훈련 금지가 풀리면서, 우리 장병들의 훈련 여건이 훨씬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DL 5km 내에는 ▲스토리 사격장(경기 파주시) ▲천미리 사격장(강원 양구군) ▲적거리 사격장(경기 연천군) ▲칠성 사격장(강원 화천군) ▲송지호 사격장(고성 사격장·강원 고성군) 등이 위치해 있는데, 이 곳에서 실사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한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우리 해군의 포사격훈련도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백령도, 연평도 일대에서 우리 해병대 전력의 사격훈련이 정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 군의 감시초소(GP) 복원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하며 폭파한 GP들을 대부분 복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 군은 방어목적의 임시 구조물만 구축해 둔 채, GP 복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군사합의 전면 무효화로 접적지역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은 일부 불편을 느낄 수 있다고 판단한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려 뿐만 아니라 우리 군의 경계태세도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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