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수도권에 새로 전입한 차장·부장검사 177명과 만나 인사말하고 있다./대검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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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은 3일 “자리를 얻으려는 욕심에 일을 하게 되면 사사로움이 개입돼 자신과 검찰과 국가를 망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지난달 검찰 중간 간부 인사로 수도권 지역에서 근무를 하게 된 차장·부장검사 177명과 이날 인사하는 자리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검사라는 ‘직업(職業)’의 의미를 풀이하며 “‘직(자리)’과 ‘업(일)’ 두 음절 중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큰 차이로 귀결된다”면서 “일을 통해 자리를 얻으면 만인의 박수와 축하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반대로 자리를 욕심내 일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소금이 짠맛을 잃는 순간 가치 없는 광물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검찰이 공동체의 부패를 막는 등 사람 몸에 필수적인 소금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못한다면 결국 쓸모없이 버림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리가 아닌 일에서 보람과 가치를 찾고, 오로지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소금과 같이 제 몸을 녹여 국가를 위한 검찰의 책무와 소명을 다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검찰의 민생범죄에 대한 단호한 대응도 주문했다. 이 총장은 “성폭력·사이버 성폭력·스토킹·전세 사기·보이스피싱·투자 사기·마약 범죄에 엄정하게 대처해 국민이 집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길거리에서 평온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또 차장‧부장검사들의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장은 “리더인 부장검사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감독하고, 관리하고,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부원들의 옆에 나란히 서서 어려운 일을 함께 해결해 내는 자리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 총장은 이날 행사 말미에 “여러분이 하루하루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소망한다”며 러시아 시인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시 ‘삶’을 낭송하기도 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있는 것, 현재는 항상 슬픈 것. 모든 것은 한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그리워지나니”라는 내용이다.
[방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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