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결혼식 일주일 앞두고 예비 신부 폭행한 30대 남성 檢 송치

얼굴에 실금 가고 전치 2주 진단

현행범 체포 후 법원은 구속영장 기각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결혼식을 일주일 앞두고 예비 신부를 폭행한 3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얼굴에 실금이 가게 할 정도로 폭행의 강도가 강했음에도 법원이 가해 남성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피해 여성은 불안한 생활을 이어가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3년 만난 여자친구를 냄비와 가위 등으로 폭행한 혐의(특수폭행)를 받는 남성 A(34)씨를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달 19일 오전 직장인 박모(37)씨는 집에서 자던 중 술에 취해 찾아온 남자친구 A씨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그로부터 냄비와 가위 등으로 폭행을 당했다. A씨를 피해 방으로 도망간 박씨가 문을 잠그자 A씨는 방문을 따려고 하기도 했다. 이날은 박씨가 A씨와 결혼식을 올리기 일주일 전이었다.

박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 체포했고 이후 구속영장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영장실질심사에서 A씨의 구속을 기각했다. 이에 A씨의 보복이 두려웠던 박씨는 원래 거주하던 서울 영등포구 소재의 거주지를 떠나 인천에 있는 부모의 집까지 이동해 생활했다고 한다.

박씨는 “냄비 절반이 찌그러질 정도로 맞았고 사건 발생 3주 후에도 얼굴이 낫지가 않아 병원을 찾았는데 ‘실금이 갔다’며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폭행 후유증으로 정신과 약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정도라고 한다.

박씨와 3년쯤 연애한 A씨는 이전에도 박씨를 밀치는 등 폭행을 서너차례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뒤 A씨는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며 사과하고 박씨를 안심시켜왔지만 결국 결혼식 일주일 전 사달이 나고 말았다.

한편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교제 폭력이나 스토킹 범죄의 경우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들이 감정적으로 격해져 피해자에게 보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인신 구속 여부는 신중히 판단해야겠지만, (피의자에 대한) 구속이 기각될 경우 피해자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피의자에게 전자 장치를 부착하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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