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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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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임관 여성 중대장”…사망 훈련병 지휘관 신상 정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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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7일 강원 인제군의 모 부대 위병소 위로 먹구름이 드리워 있다. 이 부대에서는 최근 훈련병이 군기 훈련을 받다가 쓰러진 뒤 이틀 만에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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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군기 훈련 중 사망한 육군 훈련병의 지휘관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신상 정보가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특히 여성 지휘관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성별을 둘러싼 논란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군기훈련 중 사망한 훈련병 사건과 관련해 지휘관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주장과 신상정보가 유포되고 있다. 해당 지휘관의 구체적인 소속과 이름 초성이 유튜브 관련 뉴스 영상의 댓글을 통해 확산됐다. 이어 이 지휘관의 실명·성별과 함께 나이 및 학번, 출신 대학·학과, 임관 연도, 해당 지휘관이 찍힌 사진 등도 커뮤니티에서 확산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관련 게시글에 댓글로 “OO학번 여군이고, OO년에 임관했다”고 적었다. 다른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지휘관이) 여중대장이 맞고 평소에 다른 기수 훈련병도 2시간씩 군장 돌렸다더라”고 주장했다.

해당 지휘관이 여성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일부 네티즌은 성별을 문제 삼는 반응을 보였다. “병사보다 체력이 안 되는 여군이 무슨 근거로 사병을 지휘하냐” “여군이 완전군장은 해봤겠나. 얼마나 힘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말도 안 되는 지시를 내린 거 아닌가” “남자 장교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 “여자 간호사들 ‘태움’과 비슷한 느낌 아닌가. 적당히 얼차려 준다는 개념이 없다” “왜 무리한 지시를 내린 간부 성별은 공개 안 하는 건가” 등의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지휘관의 성별이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규정을 잘 지키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 간부 성별은 상관 없다” “여군이라고 물타기 하면 안 된다. 남자 군인이 지휘관이었어도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간부 교육과정에서 규정을 제대로 못 가르친 군대 조직 자체의 문제” “이 사건이 여군 무용론으로 흘러가면 안 된다” 등의 의견이었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쯤 강원도 인제에 있는 육군 12사단 군기교육대에서 군기 훈련 중에 훈련병 한 명이 쓰러졌다. 이 훈련병은 민간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받았지만 25일 숨졌다. 육군은 훈련병이 사망한 지 만 하루가 지난 26일 밤 이를 외부에 공개했다. 이 훈련병은 당시 부대 지휘관의 지시로 다른 훈련병 5명과 함께 군기 훈련을 받다가 갑자기 심장마비 증세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훈련병이 기저 질환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사망한 훈련병은 간부 지시에 따라 완전군장한 상태로 연병장을 구보(달리기)로 돌았고 완전군장 차림으로 팔굽혀펴기도 했다고 한다. 군기훈련 규정에 따르면 수십㎏에 달하는 완전군장 상태에서는 걷기만 시키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위반한 것이다.

육군은 사망한 훈련병이 군기훈련을 받은 이유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군인권센터는 이날 “제보에 따르면 (사망한 훈련병을 포함해) 훈련병 6명이 밤에 떠들었다는 이유로 얼차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사망 훈련병이 ‘몸이 안 좋다’고 호소했는데 이를 묵살했다는 제보도 받았다고 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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