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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이슈 국방과 무기

"미국, 사우디에 몇 주 내 '공격용 무기' 판매금지 해제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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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는 미국산 무기 최대 구매국, 관계 개선 시그널…
에너지 등 주요 이슈·미국 중동정책에 사우디 협력 필요

머니투데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3월 20일(현지시간) 가자 지구 전쟁 발발 이후 6번째로 중동 순방 중 제다를 방문해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 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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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몇 주 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 조치를 해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27일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3년 전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예멘에서 미국산 무기를 민간인 살해에 이용할 수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용 무기 판매를 금지시킨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은 유엔이 2022년 휴전을 중개한 이후 사우디가 9년 전 참전한 예멘 내전에서 벗어나려 노력하자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 조치를 재검토하고 있다.

공격용 무기 판매 조치 해제는 바이든 정부와 사우디 왕국 간 관계 개선의 청신호가 될 수 있다.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는 FT에 바이든 정부가 무기 판매 금지 조치 해제에 대해 이미 사우디에 귀띔을 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우디는 미국의 최대 무기 구매국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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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을 순방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월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알울라에서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가자지구 전쟁을 논의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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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실과 가까운 평론가 알리 시하비는 FT에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를 해제하는 것이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를 재건하는 데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며 "10월 7일 이후 후티 반군의 행동 방식을 고려할 때 금지령 해제는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8년 베테랑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이스탄불의 영사관에서 사우디 요원들에 의해 살해되자 사우디의 인권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사우디를 "왕따"(pariah)로 만들겠다고 확언한 바 있다. 바이든은 2019년 미 대선 선거 운동 도중에는 수천명이 사망한 예멘 내전을 언급하며 사우디를 어린이 살해 혐의로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공격한 이후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는 상당 수준 개선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 내부적으로 에너지 등 주요 현안과 미국의 중동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선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믿음이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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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해운사가 운영하는 화물선 트루 컨피던스호(True Confidence)가 지난 3월 6일(현지시간) 오전 아덴만을 지나던 도중 예멘 후티반군이 쏜 미사일에 맞아 불길에 휩싸였다. 이날 트루 컨피던스호에선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다. 후티반군의 상선 공격이 시작된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사망자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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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미국과 사우디는 안보 협약과 사우디의 민간 초기 단계 핵 프로그램에 미국이 협력하는 내용을 포함한 양자 거래를 마무리하는 데 근접했다. 이는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사우디가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광의 협약의 일부로, 사우디는 국교정상화에 앞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동의할 것을 요구한다.

한편 사우디는 2015년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예멘 정부를 축출하고 수도 사나를 비롯해 인구가 많은 북부 대부분을 장악하자 예멘 내전에 참전해 아랍 연합군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민간인 희생이 잇따르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다. 최근 수년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자국 경제 개발에 집중하고 이란 등 지역 내 적국들과 긴장을 완화하면서 예멘의 후티 반군과도 평화적 대화를 해왔다. 하지만 사우디-예멘 간 대화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사실상 멈췄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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